초등학교 6학년 때 뒤에 앉은 친구가 손으로 'ㄱ’'ㄴ' 이라면서 손가락으로 글자를 만들어 보여주었던 것, 교회에서 중등부 때 했던 수화뮤지컬 공연 등 수화라는 언어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서 수화라는 언어가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고 마음에도 남았습니다.
수화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 모를 때 서울교회 주보에 실린 수화교실 개강 안내문은 자연스럽게 저를 에바다부로 향하게 했습니다. 한주 한주 배우는 수화단어들이 신기하게도 다 머릿속에 기억 되었습니다. 손을 사용해 누군가와 대화가 된다는 사실은 정말 너무나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수화와 인연이 결국 수화통역사까지 이르게 했습니다.
에바다부에서 예배 통역을 하기 시작하면서 손으로 드리는 예배를 통해 평소에 입으로 부르며, 귀로 들었던 그 찬양의 가사를 더 깊이 묵상하며 찬양하게 되었고, 말씀도 뜻을 더 깊이 생각하며 집중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구정 연휴 성경통독사경회에 참여해 오직 눈으로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읽기를 사모하는 농아인들, 예배시간 목사님들의 설교를 수화통역으로 보면서 아멘!! 아멘!! 을 수화로 외치며 뜨겁게 말씀을 받는 농아인들, 손을 통해 온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을 드리는 농아인들의 모습은 통역자로서 예배자인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며 많은 반성을 하게 했습니다.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아가려는 그들에게 방해꾼이 되지 않기 위해 통역자인 내가 더욱더 바르게 성경을 알고 일고 배우며 하나님께 나아가야 겠다 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그들의 다른점이 아닌 그들과 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를 찾는 것입니다. 수화통역사로서 앞으로 농아인과의 다름이 아닌 같음을 찾아가고 공유하는 통역사가 되고자 합니다. '언어’라는 똑같은 매개체인 수화는 어떤 율동이나 몸짓이 아닌 하나님이 농아인에게 주신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언어이자, 음성이며 소리입니다. 수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수화를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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