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테리어디자인을 전공했지만, 2002년 에바다부와 한국재활복지대학를 통해서 수화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곳에서 농아인들을 만나게 되었고, 나라는 존재를 통하여, 세상의 정보들을 듣길 원하는 그들의 갈급한 눈빛을 잊을 수 없어.. 수화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세상과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고 싶어 시작된 일이 봉사자의 자리에서 어느덧 수화통역사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쉬운 길 만은 아니었습니다. 법률, 의료, 금융, 노사문제, 방송,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일을 합니다. 그들이 입과 귀가되어..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하여 생긴 갈등과 오해, 또한 편견이 수화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조금이나마 문제의 해결 실마리가 보일 때 참 그 순간이 짜릿하여 이 일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농아인들이 겪는 어려움 속에서 오히려 주님을 의지하는 모습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주님께 의지하고 기도해야할 때 입 열어 부르짖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내가 바로 진정한 영적 농아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농아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아침에 자명종소리를 들으며. 일어나는 기적을 체험하고 싶다.” 우리에게 너무나 일상적인 생활들이 그들에겐 기적의 삶인 것입니다. 그들은 소리와 말은 잃어버렸지만, 두 손으로 대화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나를 그들보다 조금 더 들을 수 있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내가 경험한 소리를 그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장애라는 한계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들을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닌 말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며,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다름으로 인식한다면 그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벽은 좀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내게 손으로 말(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끊임없이 달려온 8년 이란 시간들
땀. 눈물. 열정이 묻어있는 이 삶의 현장에서 한계를 초월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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