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배당은 지상 9층짜리 건물입니다. 하지만 9층보다 더 높은 곳, 첨탑 안에도 조그만 방이 있습니다. 별로 아는 이는 없지만 우리 교회에서 가장 높은 방인 이 곳은 ‘역사사료실’입니다. 이 방에는 서울교회 창립 이래 20년의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목회자와 성도들이 해왔던 수많은 사역의 자취들이 수 천, 수 만 페이지의 기록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이 곳을 발견한 것은 2009년 여름, <코람데오, 서울교회 1991~2010>를 집필할 때였습니다. 당시 교회신문 <순례자>외에는 집필에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 별로 없어 애를 먹다가 이 곳을 발견했습니다. 문제는 소중한 자료들이 많았지만 먼지와 함께 산더미처럼 쌓여만 있을 뿐 정리가 전혀 돼 있지 않아 어디에 무슨 자료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청년들과 함께 정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내년이면 햇수로 5년째입니다. 그 사이 <코람데오>를 발간 했지만, 사료 정리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한 자료들을 보면, 창립 이후 지금까지의 당회의안, 공동회의록, 제직회와 스데반회, 남녀선교회 관련 서류, 교적과 교구관련 서류, 선교사들의 선교보고 자료나 선교활동 자료, 이종윤 원로목사님의 설교 및 특강 교안, 교역자들의 목회보고서, 목회자세미나와 킴치세미나, 비전2020운동, 바자, 사명자대회, 홍해작전 관련 기획서와 보고서, 예배일지, 각급 교회학교 주보와 회의록, 수련회 관련자료, 교회 건축 당시 계약서와 설계도, 각종 헌금과 재정관련 장부와 증빙서류 등등 우리 교회의 모든 영역이 망라돼 있습니다.
다 지난 자료 모아서 뭐하겠냐고 반문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기록된 말씀인 성경도 수 천 년 간 오롯이 전해진 하나님의 ‘기록물’이며 그 덕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각 부서의 서기나 회계, 또 멀티미디어 담당자들은 중요합니다. 기록을 통해 ‘서울교회의 역사와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내에 이런 기록물 정리를 탁월하게 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다름 아닌 가장 연세가 많으신 ‘아브라함선교회’분들이십니다.
모든 부서가 아브라함 선교회처럼 기록물을 잘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기록 관리를 하지 않거나 심지어 그냥 버리는 부서도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 기록이야말로 ‘다음세대를 위한’ 중차대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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