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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2
여호와의 밤

선한 싸움으로
영하의 혹한에도
몸으로 교회를 지키며
지극한 사랑으로
하나님의 낯을 구하는
여호와의 밤

출애굽할 때
양의 피로
문 인방에 바르고
당신의 긍휼함을 기다리는
마지막 밤
유월절처럼

돌성경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서울교회 천군 천사들
세상에
어떤 핵무기보다
뜨겁고 강하고 질긴
서울교회 사랑의 띠여

그 나라, 그 피
성령의 검으로 무장한
서슬퍼런 하나님의 사람
서울의 군사들!

그 밤
스무다섯해 전
대치동 폐허의 땅
건축 쓰레기더미 앞에서
교구마다
예배당을 꿈 꾸며
기도의 장작을 쌓아 올리고
사랑의 불씨로 불을 부치며
어두운 밤을 밝혀
불침번 서던
서울교회 첫 사랑
사랑의 뜨락이여

오늘도
그 캄캄한 혹한의 밤
서로의 뜨거운 가슴을 열어
작은 별들이 되어
대치동을 환히 밝히며
첫사랑을 회복하는
여호와의 밤

25년 전
하늘도 다한
목사님의 삭발한 머리가
갱그리아를 지나
서울교회를 휘돌아
녹슬은 십자가
지금 ,여기 ...

칠흑 같은 어둠속
침묵을 깨고 일어나신
목사님의 큰 숨소리
물러섬이나 망설임 없이
맨살로 끌어안은
찢어진 서울교회여

오늘도
삭풍의 칼날 위에 서신
당신의 외로운 지팡이가
위대하고 자랑스런
모세의 지팡이가 되어

오고 오는 자손 만대에서
한국교회를 넘어
세계 교회로..
물이바다 넘침같이
달려가리라
서울교회
승리의 그 날을 향하여...

신동기 권사(12교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