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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6
돌성경
나의 하나님

작년 봄 40여년을 살던 집에서 이사 나오면서 아버지(고 유윤진 장로) 서재를 정리하던 중 오래되어 빛바랜 스케치 북을 오랜만에 펼쳐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생전 아버지의 작품에 대한 열정이 보여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울컥 솟아났습니다.

수 많은 스케치 중 큰 종이에 연필로 그린 그림 한 장이 눈길을 잡았습니다. 그것은 이 전에 섬겼던 ㅊ교회 마당에 세웠던 돌성경을 위한 아이디어 스케치였습니다. 1990년 홍해작전에 제막식을 목표로 디자인하시고 제작과정을 직접 챙기셨던 돌성경. 큰 돌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으시면 강의가 있으신 날이면 한양대에서 채석장이 있는 가평까지 차를 몰고 직접 가셔서 커다란 원석을 찾으셨고 그렇게 가셨어도 크기나 돌의 색상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돌아오신 날들도 많았던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마음에 드시는 6m가 넘는 사이즈의 돌을 구하시고 기뻐하셨던 아버지.

돌성경이 큰 돌 하나로 이루어지고 그 돌성경을 받치는 대(臺)가 돌 하나, 총 두 덩어리의 돌이 결합되는 형식이었고 이종윤 목사님께서 한쪽은 십계명 한쪽은 주기도문을 새겨달라는 요청에 십계명, 주기도문을 확대복사에 확대복사를 거듭하여 원하는 사이즈까지 만드시고 먹작업으로 한 자 한 자를 돌에 새기고 그 글자를 석공들이 쪼아서 만든 힘든 작업이었지만 정말 행복해 보이셨던 아버지.

그 돌성경을 ㅊ교회가 목회세습문제로 복잡해지면서 한밤중에 폭파해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작가의 작품 훼손으로 고소하라는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하나님께 드린 것이라고 일축하셨던 아버지, 새예배당 지으면 더 큰 돌성경 만들어 하나님께 봉헌하시겠다며 웃으시던 아버지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 후 바로 새예배당 조감도나 새로운 돌성경을 그리며 행복해 하시던 아버지. 새로 만드실 돌성경을 위해 동(銅)으로 작은 성경을 두 개 더 만드셨습니다. 두꺼운 구리판을 자르고 용접하고 주기도문, 십계명을 황산으로 부식해서 새긴 동(銅)성경은 현재 하나는 5층 목양실 옆에, 그리고 미국 동생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94년 아버지는 새예배당 건축을 보시지 못하시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그 후 새예배당이 완공되고 2002년에 지금의 돌성경이 예전 돌성경보다는 작지만 같은 모습으로 완공하여 봉헌 하던 날 이종윤 목사님께서 돌성경에 아버지 이름 새기는 것을 잊어서 미안하시다하셨지만 전혀 섭섭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아버지는 그 성경 말씀 자체이신 주님을 뵈었으니까요.

현재 교회 안팎으로 돌성경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돌성경 있는 곳이 성소라는 사람들을 보면 씁쓸한 마음 금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성경 제작의 취지는 “성도들이 십계명을 보고 읽으면서 자기의 신앙과 행동을 경계하고 또 경계하게 하며 주기도문을 읽으며 주님의 기도가 자신의 기도가 되기를 바란다”셨던 말씀이 새삼 떠오르는 부활절입니다.

유은경 집사(8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