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두손을 포개고 올려다본 하늘은
이내 어두워진 내 고뇌의 밤을 위해
끝내 침묵을 드리워도
긴 밤 깨어서 내가 맞이할 새벽엔
죄악된 세상을 깨우는
새 생명을 향한 첫 아침을 위한 것!
단 한순간도 깨어있지 않은적 없었지만
아버지여! 이 잔을 마시지 않고는
이밤이 지나갈수 없다면
내 뜻이 아닌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내 앞에 놓여진 잔을 두고
고단한 육체는
피빛 땀방울을 이마에 맺어
가냘픈 내일을 예고하지만
내 영혼의 참된 안식은
태초부터 영원까지 그와 함께 있는것!
또 그렇게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까지
내일은 정녕 나를 버리려 하시나이까
그러나 그들을 용서하소서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나이다
목마름을 이기지 못하여 극심한 최후의 순간앞에서도
아버지의 사랑으로 새로워질 세상을 향해 눈을 뜨는
새 아침 새 생명 새 사람들을 보소서
내가 견딜 마지막 밤은
아버지와 함께였으니
아버지의 사랑
그 사랑을 모두가 알게 하옵소서
한낮은 어둠이 되고
나의 아침은 긴 밤보다 짧겠으나
처음부터 나를 보내신 목적
그 단 하나를 이루소서
이제 십자가앞에 내 육신은 잠들어도
세상은 깨어나리
죄와 증오, 절망과 자기애는
보배로운 피의 댓가앞에 명멸하고
사랑은 온 사람의 심장속으로 스며들어
새롭게 할것을 믿으니
아버지여! 내 영혼을 부탁하나이다
나는 아버지께 속해 있고 아버지의 것입니다
이제 나의 시간을 맡깁니다
나의 하늘을 밝히 여소서
사흘후 그 약속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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