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그토록 사랑하고 섬기던 교회공동체를 떠나 세상에서 산 지 8년이 지난 2016년 어느 날, 절망과 쓰라림과 패배와 아픔과 슬픔속에 있던 나는 생각했다.
이제라도 내 주님께로 돌아가리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영원하신 헤세드(hesed, 인자하심, 변함없는 사랑)와 에무나(emunah, 성실하심, 진실하심)로 나를 받아들이시리라 믿으며(시89:1-2 등), 그리고 나의 죄악 되었던 반역자의 삶 조차도 기어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것을 믿으며.
그러나 교회 공동체로 되돌아 가는 길은 결코 쉽지가 않았다. 되돌아 갈 곳이 없었다. 이제는 더 이상 젊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나를 반겨줄 사람도 없을 것이고, 가진 것 다 잃어버린 빈털터리가 되었으니 더더욱 난감하고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과거 섬기던 교회로 돌아가려고 해도 칼빈주의에 입각한 개혁주의 장로교 신앙을 가진 나와는 다른 교단의 교회이고 또 그 이유 때문에 나왔으므로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었다. 참으로 고약한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예장통합교회에 등록을 했지만 6개월 만에 실패하고, 또 다른 예장통합교회에 1년 이상을 출석했으나 등록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1년6개월 이상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중 2018년 1월, 과거 세상에서 방황할 때 서너번 방문했던 서울교회 주일예배를 참석했다. 무슨 분쟁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리고 점차 그 분쟁의 정도가 심각한 상황임을 깨달았는데, 1월 28일 3번째 주일예배 참석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하나님, 왜 하필 이런 교회입니까? 내 꼴도 말이 아닌데…” 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때 하나님께서 보게 하신 말씀이 삼하17:24-29 말씀이었다. 너무나 명백한 메시지였다. 압살롬의 반역으로 요단강을 넘어 피난 가던 다윗왕과 백성 앞에 나온 소비와 마길과 바르실래 세 사람은 다윗왕이 패할 경우 반역자들로 말미암아 자신들에게 임할 죽음이라는 명백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너무도 의연하고 극진히 피난 가던 다윗왕을 대접하고 백성들을 위로하는 장면이다. 다윗왕에게 임한 고난이 이전에는 멀리 있던 다윗왕과 이 세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엡2:13)”. 교회의 고난이 나를 이 교회로 이끌었으며, 그리스도의 피가 나로 하여금 주님의 몸된 교회와 가깝게 하였으므로 고난 받는 주님의 백성들과 고난도 영광도 함께 받으라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더 이상 주저하거나 뒤를 돌아보는 것은 또 다시 주님께 대한 반역으로 생각하고 그 다음 주일 2월 4일 등록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교회회복을 위한 모든 기도회는 참석하리라. 그래서 그 날부터 교회회복을 위한 기도회는 새롭게 재개한 새벽기도회를 포함하여 참석하고 있다. 새벽기도회 4번 빠진 것을 용서하시옵소서. 이외에도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려는 이유는, 첫번째는 과거 10년 동안 못 드린 예배를 보충해야겠다는 생각이고 그리고 두번째는 이제는 과거와는 단절된 삶을 살겠다, 하나님의 이끌림을 받는 삶을 살겠다는 신앙의 의지의 표현이다. 그렇게 오늘에 이르렀다.
아래는 나의 사랑하는 서울교회 공동체에게 드리고 또 나누고 싶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능히 너희를 보호하사 거침이 없게 하시고 너희로 그 영광 앞에 흠이 없이 기쁨으로 서게 하실 이 곧 우리 구주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과 위엄과 권력과 권세가 영원 전부터 이제와 영원토록 있을지어다 아멘”(유1: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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