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1월, 서울교회가 빈손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차디찬 맨 바닥에서 “Coram Deo”의 신앙으로 기도와 말씀만을 의지하고 시작할 때 저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당시 27살의 청년의 시각으로는 “하나님과 나의 1:1 신앙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매우 강할 때였으니까요.
가족들의 지속적인 권면과 협박(?)가운데, 저는 조금 늦은 92년도에 서울교회에 합류하여 대학/청년부를 거쳐 서울교회에서 결혼도 하고 자녀를 말씀과 기도로 키우며, 서울교회와 함께 성장하고 고뇌하며 아파하는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돌아보면 그 세월들은, 밤새 기도로 지키시고 푼돈을 아끼며, 시간을 쪼개고 몸을 바치신 권사님들과 장로님의 헌신된 모습들에 “제가 변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선배님들의 신앙을 먹고 자란 그 20대의 청년은, 두 청년을 양육하는 중년이 되었고 2018년도의 사명자 대회를 맞고 있습니다.
올해 기도분과를 맡아 “자율기도신청”을 집계하여 보니, 매주마다 200여명의 성도님들께서 매일 말씀 통독과 함께 750시간 이상을 연이어 기도를 해주고 계십니다. 현황판을 적는 모습을 보신 어느 성도님께서 “글씨가 너무 작아서 보이지를 않네~” 하시더군요. 맞습니다. 많은 분들의 성함을 적어야 해서 매주 적어나가기도 힘들고, 칸이 너무 작아 옆칸으로 옮겨적기도 하고, 글씨가 작아 확인하시기 어렵고, 예쁘게 적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뿌듯합니다. 많은 분들이 쉼 없이 참여해주시고, 제가 적지 못할 만큼 모든 성도님들의 이름이 한 주에 한 시간이라도 참여하셔서 그 이름을 꼬옥 기재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현황판을 자세히 보시면 “가족”으로 기재한 분들도 있습니다. ‘약속된 시간에 가족이 함께 말씀을 나누고 기도하는 사명자 가족!’ 대제사장의 견장과 흉패에서처럼, ‘믿음의 계대를 잇는 사명자 가정으로’ 서울교회의 모든 가족의 이름이 하나님께 기록되고,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반포동에서의 개척 시기를 거쳐 교회 건축과 입당 그리고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프고 고통스러운 그 순간들까지, 서울교회가 끝까지 부여잡고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 “Coram Deo”, “말씀과 기도”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서울교회의 기치와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지금은 우리의 교만함과 나태함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성도들의 기도하는 무릎이 하나님을 향하여 있고, 말씀으로 승부하는 교회의 모습이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참된 교회 모습이니까요.
27세의 청년은 이제 54세의 중년이 되어, 매일매일 기도와 함께 새벽에 다짐합니다. “주님, 제가 사명자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서울교회의 비젼을 봅니다. 지금의 우리 자녀들, 청년들이 저를 이어 계속 “주님, 제가 사명자입니다!”를 다짐하고 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도의 대열에 꼬옥 참여하셔서 함께 외치시기 원합니다. “주님, 제가 사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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