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신 6:4~9)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전염병, 어느 때보다 길었던 54일간의 장마, 부패목사로 인한 교회가 당하는 손가락질, 그리고 수년간 인내함으로 기다려오고 있는 대법원 판결. 이 모든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내 주위에는 늘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산적해 있고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마지막 카드로 교회를 돌아보아도 이제 갈 곳이 없는 우리.
어디로 가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년시절 군에서 힘든 훈련을 앞두고, 마침 휴가를 받아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에 우연히 입대전에 작성한 글을 읽고는 한 대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글은 대학시절을 지나며 너무나 힘든 상황과 마음을 적어 놓았었지만, 그 글을 읽는 시점에서는 그 일은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 나이에, 경험도 적은, 여력도 없는 청년에게는 버거운 일이었을 뿐이었고, 지금 눈 앞의 힘든 훈련이 더 큰 일로 느껴졌습니다.
“오늘, 내 앞의 문제가 항상 가장 힘든 일이구나!”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들, 지금은 힘들어 보이고 어찌할 바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여 주시는 것은, “말씀을 새기라”고 하십니다. 왜냐면 하나님께서 지키시고 인도하시니까. 그러러면 앉든지, 길가던지, 눕던지, 일어나던지 강론하고 가르치며, 손목에도 매고 기호로도 삼고 미간에 붙이고 드나드는 문설주, 문 다 붙여놓으라 하십니다. 하나님이 하시니, 제발 좀 하나님의 말씀만 붙들라는 간곡한 명령입니다.
서울교회도 시편 119편의 176절을 암송하는 성경암송대회를 9월 27일(주일)에 예선을 개최합니다. 성경에서 가장 외우기 어려운, 반복구간도 적고, 제일 긴, 시적 표현이라 이해하기도 어려운 암송 범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성경암송의 모범된 여러 모델”들이 있습니다.
100세를 바라보시는 연세에도 온 맘과 온 정성과 온 힘을 다하여 말씀을 붙잡아, 손수 큰 글씨로 작성하신 암송용 종이가 너덜너덜하도록 외우시고 기력을 다해 암송을 해주신 장로님, 어린 아이들을 설득하고 가장을 앞장세워 열외 1명 없이 온 가족이 합심하여 암송하는 가풍을 만든 모범 가족, 한 맘과 한 정성, 힘을 다하여 화합을 통한 완성의 모델을 만들어 준 다락방 식구들, 발음도 제대로 안되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말씀부터 익혀 쫑알거리는 모델들에게는 벅찬 감동과 함께 기쁨과 감격의 박수를 아낌없이 드리곤 하였습니다.
이번 2020성경암송대회의 시편 119편 암송에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대가 싹틉니다. 이번에 우리 서울교회는 어떤 성경암송의 모델이 만들어질까? 하나님께서는 또 어느 가정의, 어느 다락방의, 누구의 되새김을 기대하고 계실까?
다들 기적과 쉽게 채워지는 것을 갈망하는 군중들 가운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실망을 안기고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 버렸습니다. 힘들다고 어렵다 느끼고 나조차 고민하고 있을 그때,
예수님 물으시죠. “너희도 가려느냐?”(요 6:67)
저는 예수님 곁에 있기를 원합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저도 예수님의 사역에 동참하기 원합니다. 시편 119편도 어렵다 하나, 8절씩 22개의 알파벳 구성을 잘 활용하심에 따라 성경암송협동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암송함으로 깊은 신앙의 동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 하나됨 가운데 우리는 말씀으로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가운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한다!”
그러니, 제가 어찌하겠습니까?
“주의 말씀이, 주의 진리가 여기 있는데~, 제가 가긴 어딜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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