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노을이 황해의 수평선을 달려 모래 위에황홀하던 해상공원 만리포가 시커멓게 눌어붙은 죽음의 기름더미를 떨치고 옛 모습을 찾아 기지개를 켠다.
사건 후, 1주일, 12월13일 신두리 해변의 매서운바람 속에 기름투성이 우비로 무장한 상기된 한국인들의 행렬이 참으로 잘 생겨보였다. 양손을 두 뼘쯤벌려‘이렇게 두껍던 기름 덕개를 그새 다 치웠시유’하는 태안 아주머니가 그 난리 통에도 위안이 되었다.
그 많은 교회버스들과 교회 천막이 회개와 사랑을한 번 더 실감케 했다.
2월의 첫날 의항리 개목 갯가에서 바가지에 보리쌀 씻던 선인의 솜씨로 자갈을 부벼대고 바위를 들추고 파고 또 파고 내려가 검은 황금 기름덩이를 후벼내는 서울교회 봉사단 72명의 더운 숨결은 하나님이지으신 천지의 생명력을 되살려달라는 기도가 아니겠는가.
사랑하는 자녀이기에 내려주시는 질책에 겸허히분발하는 이 백성들에게 새 마음 새 힘을 주시옵소서.
영상촬영 : 이용필 성도 (청년1부)
나레이션 : 이주연 성도 (청년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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