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성도(9교구)
예수를 믿고 처음 맞는 부활절입니다.큰 이모님의 전도로 교회라는 낯선 곳에 나와 기도와 찬송으로 주님을 만난 지도 벌써 6개월이 되었습니다. 저는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36살의 청년입니다. 이것이 간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교회에다니면서 15년 이상 피웠던 담배를 끊게 되었습니다. 작정을 한 것도 아닌데 주님은 아주 편안하게 저로 하여금 담배를 끊게 해주셨습니다.자고 일어나면 제일 먼저 담배를 피웠고, 밥 먹으면 피우고, 화장실 갈 때 또 피우고, 남들 피우는 거 보면 또 피우고... 그렇게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이 붕어처럼 담배를 피웠습니다. 15년 동안 수 백 번, 아니수 천 번 담배를 끊으려고 했지만 작심 3시간뿐이었습니다. 이런 내가 교회에 두 번째 나가던 날 기적처럼 담배를 끊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큰 이모님과 시간이 맞지 않아 혼자 3부 예배를 드리려다가 왠지 서먹한 마음이 들어 어머니에게는 3부 예배를 드린다고 하고는 집으로 돌아오려고 교회를 나섰습니다. 지하철역으로 가던 중 한티공원에 잠시 쉬어가려고 벤치에 앉아 습관처럼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습니다. 처음 한 모금을 깊이 들여 마시고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을 때 서울교회 꼭대기의 십자가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바라보고 있었는지 한 모금 피운 담배가 필터까지 타들어와 손가락이 뜨거워진 것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생각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기한 것은 그 이후로는 담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모두 기뻐했지만 나 자신은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담배를 끊은 것은 나 자신의 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가족들이 그렇게 끊으라고 해도 못 끊던 담배를, 심지어는 담배를 못 끊는다는 이유로 몇 년전에는 여자 친구로부터 결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성경에 대한 지식도, 주님에 대해서도 많이 알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은혜의 대상으로 무조건 주님이 믿겨졌고, 주님 안에서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요즘은 새가족부에서 교리 공부 시간에 부활절에 관한 말씀을 해주시는데 저는 담배를 안피우는 내가 꼭 죽었다가 부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를 전도해 주신 큰 이모님께 감사드리고 무엇보다 담배를 끊고 새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신 주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지금 나는 그 분이 주신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옷이 아니었지요. 나는 죄와 허물로 죽었던 사람이기에 더럽고 때 묻고 찢어지고 냄새나는 옷을 입고 살았습니다.
한 번도 세탁하지 못했고 나를 보는 사람마다 나를 피했습니다. 아니 세탁을 해도 흰 옷 되는 방법이 불가능하기에 세탁을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누더기옷을 입는 내가 사람 구실 할 수 있었겠습니까? 나는 언제나 왕궁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사는 분들을 동경하였지만, 그것은 꿈같은 것이었습니다. 구약시대의 제사장들은 세마포 흰옷을 입고 성전에 들어가서 백성들의 죄를 대신하여 기도하였습니다. 여호수아도 백성의 죄를 보고 옷을 찢고 하나님께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만큼 옷은 유별난 것이고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위에서 저들이 내 겉옷을 나누며 내 속옷을 제비뽑나이다 기도했습니다.
이제 나는 새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아담과 이브가 가죽 옷으로 자기를 가린 것처럼 하나님이 나에게 아름다운 화려한 옷이 아닌 구원의 옷, 찬송의 옷, 의의 겉옷을 입혀 주셨습니다. 이 옷은 희기가 눈 같아서 예수님이 모세와 엘리야를 만났을 때 입은 옷 같습니다. 어떤 세제로도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온전한 옷입니다. 이 옷은 화려한 옷, 비싼 옷과 비교가 안 됩니다. 탕자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 아버지가 입혀주신 제일 좋은 옷이 내 옷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강조합니다. 흰 옷을 사서 입고 벌거벗은 수치를 면하라고.
더러운 옷을 벗어버리고 하나님이 지어주신 흰 옷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렵니다. 그 때부터 Best dresser가 되어 어디를 가든지 새 옷 입은 사람처럼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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