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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6
배웅
고(故)이영자 권사를 추모하며

목련은 피었을까?
매화 꽃 봉우리 몇개나 맺혔을까?
병상에서 봄 꿈 꾸신 님이시여
이제 다 피어
마지막 꽃잎 하얗게 꽃 깃 여미고
당신을 배웅하며 손 흔드네요

권사님!
권사님!
아무 말이 없습니다
님의 장엄한 침묵
하늘 우러러 기도하며
마지막 숨을 터뜨린
아…………멘
땅이 한번 접었다 펴지고

한 뼘도 안 되는 삶의 여정 속에
교회 없는 설움으로
광야에 서서 몸을 태우고
어느 날 갑자기
날아가버린 아비새
빈 둥지에 떨어진 새알 같은 눈물
기적의 잔을 채우고

평생을 예수로 살기 위해 죽노라 하시며
달려갈 길 다 달려가신 님이시여
오늘도 천국에서
서울 교회 가슴에 품고 행복해 하시는
당신의 향기가 이 땅을 진동합니다

정녕 끝이 아니기에
새로운 만남에
손가락 걸고 보내드립니다
여전히 소리 없이 흐르는 우리들의 눈물 꽃
천국 길에 반짝반짝 깔아 놓고
고이 고이 즈려 밟고 가소서

신동기 권사 (12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