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는 지령 900호를 맞아 편집부장 하인선 장로가 이종윤 위임 목사님을 만나 목사님의 근황과 향후 목회에 관해 특별 대담을 가졌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주)
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국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 목사님의 근황을 듣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목회’
▶ 예. 저는‘하나님의 목회’라는 좌우명을 따라 매일 하는 기도가 있는데, 그것은‘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무엇입니까?’라는 기도입니다. 항상 하나님의 원하심을 묻고, 그 일을 생활로 실천하려고 분주히 지내고 있습니다.
2.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제 로잔 지도자 대회와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바쁘실 것으로 압니다. 이 행사의 의미와 진행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한국이 장로교의 본산지 역할을 감당하는 기회로 삼고, 이 대회를 준비 중
▶ 2010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로잔 세계 제 3 차 대회’를 16개월 앞두고, 세계의 복음주의 핵심 지도자들이 한국에서 갖는 준비모임이 이번 지도자 대회입니다.
6월 8일 서울교회에서 개회예배와 리셉션, 9일부터 장로교신학대에서 회의를 엽니다. 그 분들이 이대회 장소로 한국을 택한 이유는‘IT강국’, 그리고 ‘영성강국’, 이 두가지 때문입니다. 세계 대회에서 활용할 한국의 IT기술을 시험하고, 또 한국에서 영성을 받아서 세계대회를 치르겠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신학세미나를 넘어 세계 교회를 대상으로 하는 중요한 대회인 것입니다. 또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사업에 관해서는, 개혁신학회와 칼빈신학회, 장로교신학회 등 칼빈의 후예들인 국내 3개 신학회가 연합하여‘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 사업회’를 조직하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6월21일 우리교회에서 기념예배를 드리는데, 칼빈이 16세기에 제네바에서 제시하고 시행했던 예배형식대로 예배를 드립니다. 가령, 칼빈은 구제를 강조하여 예배 순서에 반드시 구제헌금을 했는데 그런 순서를 넣는 것입니다. 이어 정상급 음악가의 기념음악회도 열립니다. 22일에는‘칼빈길’선포식이 열려 우리 교회 앞길이 관할 구청에 의해‘칼빈길’로 명명됩니다. 또, 120년 한국기독교사에 칼빈 사상을 위한 공로자 6명에게 주는‘칼빈공로상 시상식’이 있고, 최근프랑스에서 새로 번역된 칼빈의 <기독교강요>의 번역자들이 직접 와서 한국의 장로교계통 신학교 총장들에게 새 번역본을 기증하는 식도 열립니다. 기념우표와 문진제작도 하고요. 심포지엄에선 프랑스 포울웰스 박사와 부족한 제가 주제 강연을 합니다.
또 무려 70개의 칼빈 관련 논문 발표와 종합토론 등 칼빈 신학을 총체적으로 조명합니다. 한국이 장로교의 본산지 역할을 감당하는 기회로 삼고, 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3. 목사님은 한기총 신학위원장으로서 성경개역작업, 주기도문∙사도신경 새번역 등 교계에 큰 족적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개교회 중심의 한국교회 현실에서 이 같은 일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그리스도의 교회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이 연합 사업의 목적
▶ 방금 말씀드린 칼빈대회에 이어 7월 10일‘‘장로교의 날’행사, 8월엔 각 교단 지도자 초청 연합과 일치를 위한‘지도자 간담회’, 또 칼빈사상을 중심으로 장로교 신학적 일치를 모색하는 신학자 대회를 9월에 갖기로 추진 중입니다. 이게 전부‘연합 사업’인데요. 결국 교회는 개교회가 아니라‘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이 연합 사업의 목적입니다.
사형제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이나, 목사복 제작, 기독교교도소, ‘탈북난민보호 UN청원운동’, 또 목사장로 안식년제, 비전2020운동, 총회적으로 승화된 농어촌 100교회운동 등 우리 교회가 해온 일들이 전부‘그리스도의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4. 킴치신학세미나는‘현지인이 자국복음화의 기수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선교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할 것입니다. 17차까지 진행된 킴치 신학세미나의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그 나라에 갱신운동이 일어나도록 도와줘야 할 것
▶ 킴치신학세미나가 이제 국제적으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여기 제가 책을 한 권 갖고 왔는데요. 이번에 프랑스의‘액스 인 프로방’, 개혁신학교에서 내는 신학저널인데, 1페이지부터 전체가 다 우리 킴치 신학세미나의 원고입니다. 서문만 편집자가 썼고, 나머지 100%를 킴치신학세미나의 원고를 실어 프랑스의 모든 교역자, 신학대학장들, 불어권 아프리카의
모든 신학교에 다 보낸 겁니다. 자기들 논문은 다 빼고 우리 원고를 실은 것은 그만큼 프랑스 교회를 살리는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세미나에 왔던 101개국이 많이 움직이는데, 현재 A/S, 애프터서비스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계입니다. 어떻게든 빨리 A/S까지 해줘서 동문조직을 통해 그 나라에 갱신운동이 일어나도록 도와줘야 할 것입니다.
5.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서는 강단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목회자세미나는 35학기째를 맞은 올해까지 전국의 수 만 명의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목회자세미나의 참된 의미와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목사가 살아야 강단이 살고, 강단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 한국에는 목회자 세미나가 여러 개가 있고,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text’와‘context’를 잘 조화시킨 커리큘럼을 가진 특별한 세미나입니다. 먼저‘text'로서 반드시 성경을 공부하고, 그 다음 'context'로 주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목사가 살아야 강단이 살고, 강단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는 입장에서 목회자를 살리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7대 교회갱신 회원 언약서>가 있어서 졸업하는 목회자가 다 언약서에 서명케 하고 자기 방에 걸어놓게 하고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언약서의 실천과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6. 서울교회의 목표 3가지는 교육과 선교와 구제입니다. 이 세 가지 교회 목표를 실행하기 위한 수많은 사역들이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3가지 교회 목표를 세우신 취지에 대해 목사님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교회는 하나님∙교회∙세상에 대한사역을 감당해야
▶ 저는 교회 목표를 3가지로 설명을 합니다. Ministry to the God, 즉 하나님께 대한 사역, Ministry to the Church, 즉 교회에 대한 사역, Ministry to the World, 즉 세상에 대한 사역을 감당해야 합니다.
세상에 대한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선교’이고, 교회에 대한 사명을 감당하는 것은‘교육’이고, 하나님께 대한 사역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결국은 순종하여‘구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보고, 선교와 교육과 구제를 정했습니다. 즉 마태복음 28장 19절에 있는 말씀, 즉 가서 세례를 주고, 가르치고, 지키게 하는 것입니다.
7. 서울교회는 해외 선교사 파송 외에도 비전 2020운동, 단기선교팀 파송, 농어촌 100교회운동, 이밖에 체육인선교회 등 사회 각 분야에 걸쳐‘만민에게 전도’라는 교회 목표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교회가 나아갈 선교의 방향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한국교회는 손에 손을 잡고 연합하는 일이 중요
▶ 저는 여기에서‘연합’을 강조하고 싶어요. 한국 교회, 분열의 상처가 너무 심합니다.
우리 교회가 연합에 앞장서서 희생하고, 그리하여 100교회운동이나 비전2020운동 등 ‘만민에게 전도’하려면, 개교회의 사역보다는 손에 손을 잡고 연합하는 일이 참 중요합니다. 이 연합에 본을 보이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8. 아가페 타운 건설이 본격 궤도에 올랐습니다. IMF한파 속에서도 새 예배당을 허락하신 하나님께서 아가페타운도 인도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목사님이 구상하시는 아가페타운 운영계획과 향후 비전, 성도들에게 강조하시고 싶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섬기기 위해 아가페타운을 세우는 것
▶ 얼마 전 장로님들과 함께 스웨덴, 덴마크, 독일을 다니며 벤치마킹했습니다만, 거기서 본 대로 ‘디아코니아’, 즉 섬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고 봅니다.
섬기기 위해 아가페타운을 세우는 것이지 자랑하고, 드러내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닌 만큼, 이 시대에 소외된 사람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섬기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길 원합니다.
9. 우리교회는 음악감독의 지도 아래 기존 찬양대와 함께, 여러 합창단과 중창단으로 하나님께 찬양 드리고, 또 찬양 예배 때는 특별찬양도 드리는 등 ‘문화의 기독교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찬양관과‘문화의 기독교화’의 의미는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성경적 가치관을 기준삼고 표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 저는 모든 문화는 타락한 문화라고 규정합니다. 성경에 의하면 인간이‘인간의 문화’를 만들었지, 하나님의 문화를 못 만들었어요. 때문에 타락한 문화는 복음으로 구원이 요청되는 문화입니다. 따라서 문화의 우열은 없어요. 더 좋은 문화, 열등한 문화가 없고, 단지 복음으로 구원을 받아야 할 문화일 뿐입니다. 그것이 바로‘문화의 기독교화’입니다. 어린
이, 놀이, 청소년, 노년층 문화까지도 성경적 가치관을 기준삼고 표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10. 목사님은 우리 민족의 미래와 관련하여 복음화된 통일조국의 중요성을 늘 강조해오셨습니다. 복음화된 통일조국의 구체적 의미는 무엇인지, 이를 위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복음화 된 통일조국
▶ 통일조국은 힘으로 안 되고, 군사력이나,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협상으로도 안 됩니다. 물질로 살수도 없습니다. 저는 복음능력이 모든 사회계층도, 국경도, 민족도, 문화도 초월하듯 복음능력으로 통일한다면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통일로 합당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복음의 능력을 믿는 사람으로서 ‘복음화된 통일조국’이란 말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11. <순례자>는 지난 91년 서울교회 창립과 동시에 목사님이 직접 명명하신 <순례자>란 이름으로 창간호를 발간한 이래, 부활절인 오늘 지령 900호를 맞았습니다. <순례자>는 교인 소식지 역할과 함께, 말씀 전달의 수단이자 문서선교의 긴요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순례자>의 바람직한 역할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방향이 밝혀지고, 갈 길이 보이도록 계도적인 역할을 하는 순례자
▶ 저는 <순례자>가 단순한 소식지 역할만이 아니라, 성도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주고, 불신자들도 계도해주는 것, 누구나 이<순례자>를 읽으면 방향이 밝혀지고, 갈 길이 보이도록 계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순례자>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지령 900호를 맞이하여 책임을 맡으신 하인선 장로님을 비롯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시는 편집위원들께 독자들과 더불어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끝>
정리 : 김민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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