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랑하는 딸 가형이를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가형이가 골육종으로 투병생활을 해 오던 중어느 날 서울교회의 전도사님이 저희집을 방문하셔서 교회에 나와서 기도해보라고 권했습니다. 그 동안 저희가 가형이에게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하나님에게 매달려 보자고 집사람과 같이 서울교회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저희 부부는 하나님께 가형이를 낫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때로 있었습니다.
가형이는 조금도 고통을 내색하지 않으며 늘 평화롭고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그 몸으로 그 아픔과 고통을 참고 버텨주었는지? 왼쪽 다리를 잃을 때도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만 가형이는 의외로 담담하였으며 너무도 순순히 현실을 받아들였습니다.
고통과 절망 가운데서도 늘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그렇게 평화로운 얼굴로 우리를 대해온 것이 천사가 아니면 불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아프고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한 번도 짜증내지 않고, 불평하지도 않고, 우울해하지 않고, 늘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의연했으며 오히려 우리들을 위로해주었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마지막 천국으로 가기직전 “가형아, 아빠에게 해주고 싶은 말 없니?” 라고하니까 마지막으로 내 손바닥에 써준 말은 “사랑해! 내 생각하지 말고 행복하게 잘살아.” 였습니다. 지금도 그 말을 생각하면 눈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가형이가 떠나가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무지하고, 욕심 많고, 교만하고, 늘 모자란 점이 많았던 아빠를 교회로 인도하려고 가형이가 천사로 와주었다고....
가형이를 영원히 붙잡으려 한 것도 저의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큰 고난을 겪으시며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가 생각났습니다. 가형이 또한 그 큰 고통을 참아내며 부족한 저를 깨우치려했던 것같습니다.
가형이가 입관할 때 나는 울면서 “이제 아픔도 고통도 슬픔도 없는 곳으로 훨훨 날아가서 편히 쉬어라.” 라고 하니 가형이 입술이 살짝 파르르 떨리며 “알았어, 아빠 잘 있어” 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같았습니다. 이건 기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보여주신 증거였습니다. 저는 그날부터 하나님이저에게 천사를 보내시어 하나님의 큰 뜻을 행하라고 가르치시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종윤 목사님께서 저희 집을 방문하셔서 가형이가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해주신 것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가형이 몫까지 성실히 신앙생활하며 하나님을 섬기겠습니다.
가형이 일기
2007. 5. 7. 월 아산병원 71병동 7호실,
2인실에 온 지 11일째, 재활치료 열심히 받고 있다.
종양내과 레지던트 선생님이 오전에 오시더니 호중구 수치의 회복속도가 많이 느려 다음 항암치료 예정 날짜인 11일날 항암치료를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점심을 먹은 후 간호사 언니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다. 어제까지 호중구 숫자가 900이었는데 오늘 결과가 1400으로 올랐다는 것!!!
이것은 하나님의 힘이 아닐까???
모든 것은 하나님을 믿고 따르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난 항상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그것만으론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젠 깨달았으니 이젠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할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무척 기대 됩니다. 오늘은 아버지께서 만드신 날입니다.
이 날을 기뻐하고 제대로 누리겠습니다.
하나님, 당신을 찾는 자에게 복을 주실 줄 믿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오늘 제 삶을 통해 주실 복과 은혜와 승리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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