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왕이 건너간 기드론은 눈물의 골짜기였다.
차라리 원수에게 쫓기는 길이었다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벼르며 절치부심(切齒腐心)이라도 하겠지만 자식에게 쫓기는 신세이고 보니 가슴이 메어질 뿐이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건너가신 기드론은 찬미의 골짜기였다. 복에 겨워서가 아니었다. 제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폭도들로부터 체포되기 직전, 위급하기가 바람 앞에 등불 같아서 흥겨운 일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사지로 끌려가는 어린 양 예수님은 마치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신랑처럼 노래 부르며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셨다. 주님은 이를 위해 오셨고 아버지는 이를 위해 그를 세상에 보내신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뜻이 완성되는 그의 죽음은 최대의 승리이며 성공이다.
실패와 고독, 아픔과 서러움의 골짜기를 우리도 건너왔다. 자신이 저지른 죄값으로 건너야 할 기드론이라면 다윗처럼 울면서 건너야 한다. 죄인이 통회의 눈물조차 인색해 함은 죄 위에 또 하나의 죄를 더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의해서 건너야하는 골짜기라면 주님처럼 찬미하고 건너는 것이 마땅하다. 이를 위해 나도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따라 우리의 눈물로 세워주신 서울교회를 인하여 감사하자. 죄와 허물 때문에 죽었던 우리에게 올해에도 자연 은총을 변함없이 허락하사 풍년을 주신 하나님께 찬미를 드리자.
더욱 건강한 교회로 세우시려고 기둥같은 일꾼을 세워주시고, 복음을 땅 끝까지 전하시려고 선교사를 파송케 하시며, 하나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우리를 불러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이 계절이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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