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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8
삼일절, 한국교회에 바란다.
3.1절 특별 기고

3ㆍ1 독립만세 운동은 일제의 무단적인 식민통치에 항거하여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를 온 세상에 알린 항일 민족운동이었다. 1910년 일제에 강제 병합된 직후부터 우리 민족이 끊임없이 전개해 온 독립운동이 이를 계기로 마침내 폭발적인 대중운동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3ㆍ1 독립운동은 1919년 3월 1일 시작되어 근 1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그 중심에는 언제나 교회가 있었다. 3ㆍ1 운동을 거치면서 한국교회는 민족의 고난에 동참하는 신앙전통을 수립하였으며, 이를 통해 기독교는 더 이상 외래 종교가 아닌 민족 종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3ㆍ1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의 대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점이나 만세 운동으로 인해 체포되거나 투옥된 사람들 중에 기독교인이 유독 많았고 교회의 피해가 특히 심각했다는 점은 3ㆍ1 운동에 교회가 얼마나 깊이 연관되어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시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있던 교회는 곧 독립운동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하였고, 기독교인들은 망설임 없이 만세 운동의 선두에 섰다. 이는 당시 기독교인들이 독립운동을 하나의 단순한 정치운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한 신앙운동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교인들은 만세 시위를 벌이는 중에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고, 정해진 성경본문을 읽으면서, 주일에는 금식하였다.

삼일절 91돌을 맞으면서 오늘의 한국교회를 생각해본다. 1919년 당시 한국 개신교회의 신자는 장로교 16만 명, 감리교 3만 명을 포함하여 기타 작은 교단들까지 모두 합하여 20만 명 정도였다. 이것은 당시 전체 인구 2,000만 명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숫자이다. 불과 1%에 불과한 기독교인들이 민족 독립운동의 중심에 섰고 교회가 민족의 희망이고 등불이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지금 한국의 개신교 신자는 전체 인구의 20%에 근접하는 9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도와 호감도는 크게 떨어져 있으며 반(反) 기독교 정서의 확산도 매우 심각한 지경이라는 조사 결과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91년 전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민족의 소금이요 빛의 역할을 넉넉히 감당했던 것처럼, 지금의 한국교회가 덩치에 어울리는 책임과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땅에 교회가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100여 년 전 탐관오리들이 공직자로 부임하기를 가장 꺼렸던 지역이 바로 기독교인이 많은 곳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정직하며 올곧은 사람들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바라건대 오늘날에도 한국의 기독교인들 때문에 교회에서는 물론이고 학교에서, 기업에서, 시장에서, 정부에서 부정과 부패가 자리를 잡을 수 없다는 불평 아닌 불평들이 쏟아져 나오기만을 바란다. 3ㆍ1 운동 당시 교회는 자신들만을 생각하여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민족의 현실을 부둥켜안고 기도하며 민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감당하였다. 오늘 한국교회도 내부의 성장만을 추구하는 데서 벗어나서, 밖으로 눈을 돌려 세상을 살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교회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여 민족의 희망이 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3~14).

박경수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