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목사님! 어디 갔다 지금 오셨어요?”
치매로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시는 권사님이 위임목사님을 보시고 건넨 첫 마디였습니다. 곧 이어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셔서 부축을 받으셔야 하는 여든 셋의 권사님이 당신의 몸을 어렵사리 맡기고 있던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위임목사님께 달려들 듯 안기셔서 어린 아이처럼 눈물을 쏟으셨습니다. 권사님의 손을 꼭 붙잡으시고 위로하시며 그윽한 눈길로 내려다보시는 위임목사님의 모습은 마치 오랜 세월 떨어져있던 연인을 만난 듯한 감동과 사랑 그 자체였습니다. 지난 1월 18일, 춘천시립양로원에서 치매로 오랜 기간 교회에 못 나오신 김현주 권사님(8교구)을 심방하던 때의 광경이었습니다.
이종윤 위임목사님께서는 매년 1~2월 중에 1년 이상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신 노인분들을 심방하시는 것으로 새해 목회사역을 시작하십니다. 목사님께서는 노인심방을 통해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그토록 사랑하는 서울교회에 나와 예배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령들을 위로하시고, 지난 날 그분들이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눈물과 기도로 봉사하셨던 노고를 되새기며 감사의 정을 나누십니다. 아울러 구원체크를 하심으로써 장차 들어갈 영광스러운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다시 한 번 심어주고 계십니다. 비록 육신은 쇠하고 심지어 치매로 정신마저 온전치 못한 분들조차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며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위임목사님께서는 이날 심방에서도 먼저 권사님께, “권사님, 예수님 믿으시지요?” “권사님, 천국 가고 싶으시지요?”라고 여쭈어보시면서 구원체크를 하셨습니다. 지난 해 네 차례 교구 목사가 심방하는 동안 날로 심해진 치매 때문에 사람을 알아보지 못 하시고 동문서답하셨지만 늘 구원의 확신은 고백하셨던 권사님은 이날 위임목사님의 질문에도 예전처럼 단호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 믿어요. 천국 가고 싶어요.” 할렐루야!
주일에 온 종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신 터라 무척 피곤하실 월요일임에도, 위임목사님께서는 멀리 춘천까지 가셔서 예정대로 노인심방을 강행하셨습니다. 한편으로는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주의 몸 된 서울교회를 위하여 평생토록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과 위로를 통해 위임목사님은 또 하나의 하나님의 목회를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임목사님의 노인심방에 처음 참여하신 박노철 목사님께서 연신 은혜와 감사의 말씀을 토로하시다가 문득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찬송가 208장 3절 가사가 떠오릅니다. ‘이 교회 위하여 눈물과 기도로 내 생명 다하기까지 늘 봉사합니다.’ 이 찬양처럼 바로 이런 분들의 헌신과 교회사랑의 마음들이 모여 오늘 우리 서울교회가 이렇게 든든히 서가고 있나봅니다.”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시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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