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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5
전교인 쭈꾸미 덮밥 대첩!

 뭐 하러 그 새벽에 거기까지 가서 하루 종일 배타고 낚시로 몇 마릴 낚아 온다고 그래? 그냥 편하게 현지에서 신선한 걸로 구매해서 하지~
 최초 차량부 야유회로 시작됐던 쭈꾸미 낚시는 바자회 홍보라는 명분이 더해지면서 '전교인 쭈꾸미 덮밥 대접'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초 계획과 달리 참가자도 더 늘어나야 했고 참가자 일 인당 최소 100마리 이상을 낚아야 하는 목표량도 생겨났습니다.
 너무 큰 목표를 세운 탓일까요? 출발 몇 주전부터 일 인당 100마리가 가능하겠느냐? 차라리 그냥 사는 게 낫지 않겠냐? 등의 웃음 섞인 설왕설래가 오고 갔고, 힌남노의 타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태풍 하나가 중국쪽으로 북상 중이라는 얘기에 가뜩이나 부담 가득한데 더더욱 취소하고 싶은 발걸음이었습니다.
 태풍의 위협은 온데간데없고, 너무나 태평하게 맑은 하늘과 적정 시원한 바람과 온도, 모든 외부 조건 등은 낚시하기에는 아주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상황이 다 좋아서 그랬을까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출발 전 목표했던 1차 목표치인 1,000마리 정도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였습니다. 낚시는 전체 계획의 절반 정도였고 저희에게는 바로 또 다른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요리 준비인데요. 이렇게 잡은 쭈꾸미 1,000마리를 우선 세척을 하고, 한번 삶은 후에 부분별로 한입 사이즈로 손질하고 각종 채소들과 함께 맛난 양념을 더해 조리를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었습니다. 예상대로 낚시보다 더 고된 준비 과정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고,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했던 재료 손질과 덮밥 준비는 저녁 6시가 되어서야 겨우 마무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하지만 이렇게 두번은 쉽지 않겠다는 볼멘소리와 얘기들이 오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맛있게 드실 교인분들의 반응은 어떨까? 생각하니 기대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대망의 주일 당일이 되었고, 이런 수고를 교인분들이 알아주셨는지, 지난 주일 점심 식사에는 역대 최다 인원이 예배 후 8층에서 식사를 드셨다고 합니다. 8층 식당 밖으로 줄이 늘어서 있는 것도 식당 안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문이지만, 오랜만에 교회 세척기에 딜레이가 걸려 마치 교회 분란과 코로나 이전의 그 서울교회의 식당 모습을 방불케 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이분 저분께 맛있게 드셨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교회의 섬김은 어찌 보면 세상이 얘기하는 효율과 편리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번거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교회의 역사를 보면 우리 믿음의 선배들의 번거로움을 감내한 섬김의 마음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 서울교회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항상 모이기에 힘썼고 힘들어도 함께 거드는 그 모습들이 그립게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바자회가 그런 번거로움의 끝판왕이 아닐까? 생각 듭니다. 이미 우리는 온라인으로 최고급의 물건들과 음식들을 원하는 요일에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효율과 가성비 그리고 편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 세상에서 굳이 자기의 시간과 노력을 드려 지역 주민들, 그리고 교인들과 함께 우리의 가진 것을 나누고자 하는 그 마음이 요즘은 왠지 고생, 그리고 번거로움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교회에서 자꾸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부흥하기 위해서 그리고 교회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섬김의 손길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가 그간 가져왔던 주변을 위한 번거로움은 잘 유지되고 이어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봤습니다.
 이번 바자는 코로나와 교회 분란을 겪고 참으로 오랜만에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참가도 힘들고, 더군다나 준비는 더더욱 번거롭고, 고생일 수 있지만, 그런 수고로움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려는 우리의 마음이 우리 주변과 교인들에게 잘 전달되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참여하여 그 번거로움을 함께 나누며 하나님의 사랑을 그리고 초대 교회의 본 모습을 회복해 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준 집사 (5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