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분당선 지하철 안 한 모퉁이에서 저와 아내는 먼발 치로 그 분을 알아보고 눈치채지 않게 가려든 방향에서 돌아서서 다른 열차 칸으로 옮겨 가야만 했습니다.
만약 그분이 우리와 얼굴을 마주치 면당황하고 민망해할 것 같아 순간적 판단으로 피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분은 그때부터 약 20여년 전 저에게 이사갈 자금이 좀 부족하다고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시어 나는 은행을 통하여 제 명의로 적금대출을 받아 드렸습니다. 자기 집이 처분되는대로 곧 갚겠다고 약속도 받았지만 그 후 그 집사님의 사정이 풀리지 않아 약속을 지킬 수가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급기야 은행 부채의 원리금 몇 천 만원을 고스란히 제가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한동안 고민에 빠져 있다가 기도 중 에 주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마 18:27)” 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만 달란트를 탕감해준 주인(주님)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 고 마음을 추슬러 그 흉내라도 내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내와 의논하여 그것을 탕감해주는 포기 각서를 작성하여 전달해 준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그 분은 글썽이는 눈물로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시었습니다.
한장의 각서가 저와 아내를 숨겨 주었고 또 이타(利他)적 선행으로 인도하신 성령님께 감사 또 감사를 드리고 영광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작은 체험담이지만 저의 존재는 잊어 주시고 오직 말씀만이 향기를 뿜어내는 편지가 되기를 소원하며 삼가 이 글을 올려 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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