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새벽
모질게 내 던져진
창백한 심장 한 포기

십자가
그피에 심겨져
등뼈가 자라고
붉은 힘줄 불거져
장렬히 뻗어 가는
청년 서울교회여

발 디딘 여기
우는 사자의 포효(咆哮)
흠이진 근육 각을 떠
차디찬 제단위에 올리고

하늘나라
빼앗긴 청년의 때
서슬푸른 결기(決起)
순교자의 비명이어라

비통한 옥광목
한 필 풀어놓고
결삭은 눈물
떨어지는 별을 주워
시리도록 하얀
소복을 지어 입고

오늘도
말씀에 맡긴 서울교회
스물 다섯 번 째
힘차게 솟아 오르는
해를 맞는다

하늘이
당신의 황홀한 탯줄로 채워져
이 끝에서 저 끝
마지막 한 획까지
십자가로 횡단하여
일곱 촛대 사이로
그 길을 간다
생명의 그길을 간다

스물 다섯 번 째
하늘의 영광
하늘의 영광
내 사랑 서울교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