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자 예레미야는 “내 백성 중에 악인이 있어서, 새 사냥꾼의 매복함 같이 지키며, 덫을 놓아 사람을 잡으며, 조롱에 새들이 가득함 같이 너희 집들에 속임이 가득하도다.”(렘 5:26-27) 자기 힘이 있다 하여 남을 손해보게 하며, 자기 이익에만 급급한 자들에게 속이는 사냥꾼이 매복하고, 덫을 놓듯이 속임에 빠지게 된다는 말씀이다. 오늘의 미국은 청교도들이 대서양을 건너 신앙 자유와 섬김 자유를 찾아 미 대륙을 건설한 위대한 나라다. 그러나 그들은 조상들로부터 받은 귀한 도자기를 잘못 간수하여 깨뜨리고, 쓰레기통에 아낌없이 버리고, 황금만능, 과학만능을 만끽하는 세상을 이루고 자기 안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하나님 신앙과 이웃 사랑의 고귀한 도자기(?)는 버려졌고, 눈에 보이는 금덩어리 그리고 인간 지식으로 세계를 제패해 보려 한다. 하나님 신앙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까지 한 그들이 인간 지식으로 세계를 제패해 보려 한다. 하나님 신앙을 위해 목숨을 버리기까지 한 그들 조상들의 신앙적 유산과 이웃사랑의 실천을 하므로, 약소 민족인 우리를 돌보기 위해 수많은 선교사들이 복음을 들고 전하다가 순교자가 되었다. 그들 무덤이 있는 서울 마포에 위치한 기독교백주년기념관이 있는 외인묘지에 새겨진 “우리는 한국 사람들로부터 섬김을 받기 위해 온 사람이 아니고, 섬기려고 왔습니다”라는 글귀는 우리에게 머리를 숙이게 한다. 6.25 한국전쟁때 5만명에 이르는 미군의 죽음이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 주었고, 오늘의 번영과 신앙을 이 백성들이 갖게 된 것이다.
북한과 협상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한미군사훈련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이라며 근자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하와이에서 한반도까지 전투기가 한번 출격하는 연습 경비가 얼마인지 아는가? 그것은 낭비다”라고 했다. 한미동맹하에 한미연합훈련을 돈으로 계산하는 그분의 마음속엔 한반도에 살고 있는 이웃의 불안과 공포 따위는 염두에도 없고, 자국의 이익과 안녕만이 있고, 북에서 정치범 수용소에서 신앙도, 자유도, 인권도 모두 빼앗긴 이들이, 북한의 요구대로 그들의 체제(공산주의, 독재체재)를 보장하는 것이 한반도 통일에 어떤 유익한 해결책인지 생각을 해보고 약속을 쉽게 했느냐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북한인권위원회를 해체한 우리의 정부도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키면서 공동의 번영을 일궈온 혈맹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에 우리는 심히 우려하는 바가 크다.
지금 미국과 한국은 속이는 것을 무기로 삼는 사탄의 궤계에 걸려 마치 덫에 걸린 쥐나 새처럼 생사의 기로에서 어우적거리고 있다. 북한을 긍정평가하고, 독재자요 살인자인 김정은에 대해 “자비로운 분, 국가를 터프하게 운영하는 재능이 있다”고 독재체제를 칭찬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고 미국의 오랜 동맹관계도 뒤집는 어리석음의 소치다. 비용 운운하는 것도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지정학적, 전략적 의미를 곡해한 발상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미연합 훈련이 배제된 병력은 있으나 마나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주기적으로 교체되므로 한국군과 함께 훈련하지 않으면 유사시 대처하기에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훈련을 군사적 도발이라 주장하고 4.23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지상,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남북, 북미관계의 진전으로 한반도 안보지형이 바뀌는 상황에서 양측 신뢰 구축의 과정으로 한·미훈련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음에도, 우리가 넋 놓고 있다가 뒤통수 맞은 꼴이 되어 “연합훈련 중단은 우리 국방부가 미국과 어떤 논의도 없었다”며 당혹감을 드러내었으나 청와대는 “과거와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는 한가한 반응 뿐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대변인처럼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지금은 논의 대상이 아니지만 언젠가는 돌아와야 한다. 북한경제부흥, 한미연합 훈련 중단과 미군 철수론 등이 적화통일을 이룰 터이니 한반도 비핵화 뒤에 북한이 쳐 놓은 숨겨진 덫이다. 북한은 한·미가 불필요한 안보 불안에 휘말리지 않도록 그리고 복음화된 통일조국 건설 위해 진실과 선의의 조치를 신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