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주재 북한 공사였던 태영호씨가 최근 ‘3층 서기실의 암호’라는 책을 출판하므로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의 ‘3층 서기실’은 북한 주민들도 잘 모르는 조직이다. 서기실이 3층 규모 건물 전체를 쓰고 있어 유래된 이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는 당 중앙청사가 3층 규모인데, 이 건물에서 김정은의 사업을 가장 근접해서 보좌하는 부서를 ‘3층 서기실’이라 한다. 3층 서기실은 기본적으로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신격화(神格化)하고, 세습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그의 저서에서 “노예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주민을 해방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주도해야 할 책임이 한국에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이 많다”는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국력이 가져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김정은의 과감한 결단과 용단으로 돌리고 있는 터에, 이 책으로 온 세상 사람들에게 북한의 정확한 실상이 보여 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의 책 2장은 ‘고난의 행군외교’를 말한다. 식량난으로 300만을 아사(餓死)시키고, 병든 외교관들은 병원도 못 가고 밀수꾼으로 만들고, 황장엽 탈북을 남조선 납치로 날조하고, 이스라엘과 스웨덴서 미사일 극비 협상을 하고, 극심한 전력난으로 외교관들 귀국선물로 양초선물이 인기를 끄는 나라, 3장은 한국이 살린 북한을 말한다. 6.15선언으로 활기 찾은 평양, 김대중정부 유럽국가들에 북한과 수교 요청, 4장은 영국 통해 미국견제, 5장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공포정치, 인민군 총참모장 처형, 고모부 장성택을 내부의 적으로 처형하는 나라, 6장은 망명전야 3층 서기실이 보낸 암호 ‘김정은 원수님이 태영호 동지를 구체적으로 요해(了解 ? 이해)하셨다’, 김정철과 61시간을 보내고 함께 ‘마이웨이’를 불렀다. 2018년을 핵보유를 위한 평화환경 조성시기로 설정, 영국서 본 북한은 숙청과 처형의 나라, 수치와 분노가 일어났다. 7장과 9장에서는 노예해방을 위하여, 북한은 현대판 노예사회, 김정은 똑똑하고 즉흥적이나 논리적이기도, 김정남의 눈물과 김여정의 미소, “통일은 노예해방 혁명이다” 라고 정의한다.
하루 동안에 무자비한 독재자 김정은에 대한 이미지는 더 할 수 없이 미화되었다. 77.5% 국민이 김정은에게 신뢰가 간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에서 핵전쟁 훈련을 하는 미군을 몰아내야겠다는 전략이다. 김정은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적화통일을 위해 쌓아올린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범인에게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는 수사관들의 말을 우리는 자주 듣는다. 범인은 범죄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반드시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는 말도 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다. 그의 초월적인 동정녀 탄생, 십자가 대속의 죽음, 사흘만에 무덤에서 부활, 승천하신 기록이 성경에 있다. 그래서 많은 신학자들이 수백년동안 이 성경이 설화, 작화, 신화, 전설이 아닌지를 연구해 왔다. 그러나 기독교의 중심교리는 모두가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역사적 사실이거나 성령의 감동으로 신적(神的)계시로 주어진 것으로 믿는다.
태영호 공사의 북한에 대한 증언을 사실과 얼마나 근접했는가를 묻기 전, 그의 책의 기록은 그가 보고 듣고 체험한 수기(手記)다. 목격자의 진술이 살아있는 증언(Der Erhte spricht)으로 채택되듯, 정치적 문화적 개인적 편견을 가지고 기록된 것보다 그의 수기를 읽고 북한의 비핵화와 우리나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핵폐기가 무엇이 다른지를 정확히 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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