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회담의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엄청난 정치사건이었다. 지난 70년이 넘도록 적화통일을 외치던 북한이, 그 목적 달성위해 그 고통과 아픔을 이기면서 만든 핵을 동결시키는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하고, 정전선언, 평화협정을 논하고, 반공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공산 김정은 정권과 ‘민족자주의 원칙으로' 협력하겠다는 꿈같은 약속들이 나왔다. 국민들은 그토록 고대하던 한반도 통일이 눈앞에 열린 것처럼 환호성이다. 그러나 우리는 두 정상의 의지의 표현만 갖고 흥분하기엔 아직은 이른 느낌이다. 그 선언을 성취시키기 위한 조건들이 국내외적으로 어떻게 언제 이루어지느냐가 더 중요한 것을 잊지 말자.
우선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 했다. 전쟁 없는 평화를 세상 누가 반대하겠나! 김정은이 스스로 말했듯이 “전쟁은 없다”는 말은 2002, 2007년도에도 있었다. 김정은은 전쟁을 일으킨다면 “내 손으로 내 눈을 찌르는 것인데” 할 수 없다 했다. ‘민족적 화해'를 수차 다짐했다. 그러나 북에 억류된 국군포로 6만 명, 남북자 20만명, 정치범 강제수용소 수감자 13만 명, 고향을 떠난 탈북자 3만 명의 운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인권 변호사라는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도 거론했어야 한다. 우리가 말하는 평화와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는 같은 단어지만, 그 내용은 사뭇 다른 것인가?
독일 히틀러는 2차 대전을 일으키기 위해 그는 평화를 외쳤다. 영국 수상 체임벌린은 그의 말을 100% 믿고 체코의 수데텐란트를 독일에 양보한 후 “이제 우리는 확실한 평화를 얻었다”고 선포하였다. 마치 2000년 6월 15일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북한에 비자금을 쥐여 주고 “이제는 전쟁은 없다”고 국민들께 선포한 것과 같다. 세계는 입만 열면 평화를 외치던 히틀러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1973년 월남은 월맹이 제안한 “평화협정”에 속아, 미군이 철수한 후 1975년 4월 30일 월남이 순식간에 점령되었다. 월남 내에 평화주의자나 민족주의자가 많았으나 이들 대부분이 간첩들이었다. 스스로를 지킬 줄 모르는 국민은 나라를 가질 수 없다.
남북한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의 대결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 나가며, 남북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선언문 맨 끝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한반도 비핵화를 완전히 실현한다”는 말은 북한의 핵동결의 의미는 내포되어 있으나, 기존의 핵을 완전 폐기하겠다는 말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북한이 핵보유국가로 인정을 받고, 현재와 미래의 핵은 개발하지 않겠다면 이는 우리나 미국이 바라는 완전한 북한 핵폐기와는 다른 것이 아닌가?
계략인가, 통큰 결단인가?
중국 공산당 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가 2017년 4월에 “미국이 북핵시설 타격해도 중국이 군사개입은 없을 것”이라 했었다. 그런데 남북, 미북정상회담이 합의되자 180도 국면 전환을 했다. 미북정상회담으로 북한이 미국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은 중국엔 악몽이다. 중국은 북한이 전략적 완충지라는 생각을 바꾼 적이 없다. 중국이 미국의 북한제재에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 전략에 말려들어 경제제재도, 핵문제도 다 잃게 될 염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신속한, 비핵화”(CVID)를 주장하고 있다. 김정은은 재빨리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실험장보다 기폭장치와 핵물질을 생산하는 연구소가 있는 연변을 미국과 우리에게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사찰 허용을 해야 한다. 북한의 체제보장과 경제제재 해제 등 권력과 도로와 철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북한은 공산주의 이념으로 통일하겠다는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도자들의 선언만으로는 당장의 전쟁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나 한반도 통일로 가는 길엔 휴지 조각에 불과할까 두렵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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