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야흐로 자기 남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칭 이 시대의 선지자요 능력의 사자며 민족의 지도자라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대통령 후보를 수출할만큼 그 수가 많다는 것은 인재가 많이 있다는 뜻도 되겠으나 그보다는 어물전에 꼴뚜기들이 많다는 뜻도 된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선지자로 부르심을 받았을 때 자신은 어린아이라고 주저했으며, 사울은 왕으로 자기에게 기름을 부으려고 사무엘이 찾고 있었을 때 행구 사이에 숨어버렸다. 이스라엘 영웅 모세는 자신은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노라하고 광야로 물러섰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백성 앞에 끌어내어 지도자로 세우셨다. 지도자는 자기가 쟁취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세우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좇아 백성을 섬기고 나라를 돌 볼 지도자가 누구일까?
첫째,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준수하여 법치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이라야 한다.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갈등 속에서 사회가 분열되어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경제도, 교육도, 통일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헌법을 보수하는 것은 대통령의 기본자세다. 데모대가 아무리 좋은 이유를 갖고 있어도 자기목적 달성 위해 화염병을 던진다면 그는 방화범이요, 철봉을 휘두른다면 그는 살인범이다. 고인이 되신 어느 대통령께서는 무슨 놈의 법이 이런 헌법이 있느냐는 막말까지 함으로 국민들을 불안과 실망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지 않았던가.
둘째, 대통령은 지도자로서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기계의 세계에는 지도자가 필요없다. 혹 동물의 세계에서 힘의 논리로 지배권을 갖는 경우가 있지만 인간사회에서는 기능과 생산적 결과만 보고 지도자가 될 수는 없다. 지도자의 인격보다 자칫 자질이나 효과만을 갖고 평가할 경우 그들의 작은 기능적 실수가 많은 사람의 생사를 가늠하는 경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로마가 멸망한 것은 군사력의 쇠퇴에서보다 지도자와 백성들의 부패가 그 원인이었다는 역사가들의 평가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제 눈의 들보를 먼저 보고 그것을 뽑을 줄 아는 회개하는 사람, 보복이나 하는 졸부가 아닌 관용과 용서는 하지만 잊지 않고 교과서로 삼을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 국가비전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 국민의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우리는 진리를 행하는 도덕적 지도자가 세워지길 기도한다.
셋째, 지도자는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격언은 명언이다. 작금 우리 국민의 도덕성과 가치관이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서 폭발 직전에 있음을 감지하는 지도자가 있을까.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가 비참했던 것은 개인의 비극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슬픔이었다. 그것은 모두 지도자와 백성들의 부정과 부패에 관련된 것이었다. 공직자의 정직과 시민들이 양심에 아무리 호소해 보고, 무서운 형벌을 법으로 규정해 놓아도 사람이 변하기 전에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국회의원 상당수가 병역의무를 이행치 않은 이들이라 한다. 범죄 기록을 자진 자가 ⅓이 넘는다는 말은 힘 가진 이들이 흔히 그 힘을 이용하여 부정과 불의를 행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만물보다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진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나님 면전에서 사는 사람만이 부정과 부패에서 자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더러운데 어떻게 국가 사회를 공의로 다스릴 수 있겠는가.
넷째, 사회 통합과 쇄신을 이벤트성이 아닌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어야 한다. 지방색, 당파색, 학력차별, 재력차별, 기득권주장, 성차별, 직업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 등 수많은 차별로 사회는 갈기갈기 찢기어 나뉘었다. 사회를 포용하여 누구도 소외되는 이 없이 통합한다는 것은 혁명이 아니라 개혁이다. 이 개혁운동을 지속적으로 행동으로 실천하는 정책을 펼 때 사회가 쇄신될 것이다. 특히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자기 쇄신이 이루어지도록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다섯째, 국가 안보에 투철한 애국심을 가진 이라야 한다. 잘못된 이데올로기에 잡혀 역사를 왜곡하여 6·25한국전쟁은 남침이 아닌 북침이었고, 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는데 미제국주의자들에 의해 기회를 놓쳤다면서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NLL 그리고 한미FTA가 국익과 배치된다는 억측을 외치는 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의 기둥이 흔들릴 것이다. 바른 국가관과 역사의식과 안보의식이 투철한 이라야 이 나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상의 인격과 자질을 갖춘 이를 찾은 이라면 그는 행복한 마음으로 투표장에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전한 인간은 없다. 최선이 없다하여 포기하면 나라는 더 위험에 빠진다. 내 맘에 꼭 맞는 후보가 안 보이면 비교를 해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분을 택하는 것도 국민의 도리일 것이다. 오늘의 국가와 민족의 생존권과 행복권이 어떻게 유지되고 빛을 보여 줄 수 있는지를, 그리고 국격이 높아지고 부강한 정의로운 나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이가 누구인지를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 소중한 한 표를 찍어 복음화된 통일조국, 세계복음화의 산실이 될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하나님이 택하여 세운 자를 찾아내는 성도가 되자.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서울장신대석좌교수ㆍ서울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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