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선교는 연합해야 효과있어-
군선교와 학원선교, 산업선교가 황금어장이었다는 말은 지나간 옛 노래가 된 것 같다. 병력수 감소, 타종교의 심각한 도전, 물질주의, 포스트 모던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군선교는 힘을 합쳐 그물을 펴도 고기가 잡히지 않는 터에 교단별 각개전투를 펴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다 모아 놓은 고기떼를 다른 낚싯밥을 던져 잡아 보겠다는 얕은 정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심히 염려된다. 더욱이 에큐메니칼 정신을 교단의 정체성을 밝힐 때마다 앞서 떠들던 이들이 「한국군선교연합회에 지원하는 교단 내 교회들은 교단의 군선교후원회로 단일 창구화 하라」는 금년 통합측 총회 결정은 한국교회의 개교회주의를 그대로 노출시킨 또 하나의 연합사업에 대한 폭거였다.
교회 연합 운동의 모델인 군선교연합회
한국군선교연합회는 군목 파송 11개 교단이 파송한 이사들 뿐 아니라 군 원로들과 선교전문가들이 모여 국방부 훈령 따라 종단별 공식 훈련 창구로 즉 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구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모델처럼 운영되어 왔다. 1950년 해군을 필두로 51년 육군에서 52년 공군이 각각 군종목사제도를 초교파적으로 공식화 했고 1956년에는 기독장교회(OCU)가 조직됨으로 군선교 사역이 본격화되었다. 1960년대에 잦은 간첩 침투와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까지 발생함으로 군은 강군 육성을 위한 전투력 강화의 방안으로 바른 신앙을 갖는 것이 지름길임을 갈파하고, 육군1군사령관인 한신 장군이 1969년 1인1종교갖기운동을 선포함으로 전군신자화운동을 펼쳐 무신론 북한 공산군과 대결토록 했다. 이 무렵 전국 교회는 군목들의 기동성을 위해 오토바이를 지급하는 운동을 펼쳐 도왔다. 교단별로 지키던 군목주일을 연합군목위원회가 제시한 10월 셋째 주일로 통일키로 했고, 월남 파병 장병 위해 군목을 파송케 함으로 군대 내 사역은 물론 대민사업 심지어 산족에게까지 복음을 전하게 했다. 군목은 교단신학교를 졸업했고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파송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군대 내에서는 초교파, 범교회적으로 활동한다. 그래서 군선교연합회에서는 기획위원회를 조직할 때도 군목대표 4인, 교단대표 4인, 연합회대표 4인 즉 12인으로 구성하고 개교회 개교단이 아닌 한국기독교회의 군선교 사역을 효과적으로 극대화시키고 있다. 군선교연합회는 국군장로연합회, 군종예식서, 대북종교방송 등을 도와 연합 선교에 항상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선교신학회를 조직하여 분야별로 신학교 교수 및 학자들을 위원으로 초청하여 군선교신학 논문집을 10권째 발간하고 있다. 군선교사를 모집, 훈련, 파송하고 비전2020운동실천운동, 션샤인운동도 개발 실천하고 있다. 1971년 육군 21사단을 필두로 시작된 진중세례식은 특히 신병훈련소인 논산 연무대교회에서는 지구상에서 단회 수세인원 8,506명을 기록하여 세계적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매년 20만 명에 육박하는 수세인원을 격려 양육하는 일에 전국교회를 후원기관으로 선정 부대와 결연을 맺어주기도 했다.
에큐메니칼운동의 중심인 통합측이?
고 한경직 목사는 군종목사 창설을 추진하던 중 6.25가 터져 미3사단 10공병대대의 무명의 카투사 병사가 이승만 대통령께 탄원서를 제출함으로 한국군 내에 군종목사 제도가 창설되었다. 한편 군선교를 위해 1956년 초교파적 군기독장교회(OCU)가 창설된다. 1971년에 고 한경직 목사가 발기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전군신자화후원회가 발족되고 초대회장으로 고 백낙준 목사가 취임한다. 군복음화후원회(1976) 그리고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1979)로 명칭을 변경시킨 연합기구는 1988년 한경직 목사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곽선희 목사가 이사장이 된다. 전체 군대 내 교회 수는 1,004개, 군목 271명, 군선교사 650명(그중 전임은 410명)이다. 그중 통합측 소속 군목은 65명, 선교사는 120명 정도다. 그러나 법인이사 28명 중 18명이, 그리고 각16개 지회장의 다수가 통합측에 속한다. 부이사장 7명 중 5명 역시 통합측 인사들이다. 이쯤되면 통합측이 군선교연합회를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교단의 평준화를 파괴시켰다기 보다 그만큼 인재들이 우리 교단에 많이 있다는 말도 된다. 연합회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교회가 110여개 교회 정도다. 7,000교회를 자랑하는 교단에서 110교회의 후원을 막고 연합운동을 방해(?)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사적 감정이나 개인의 소견보다 한국군선교의 효율성을 생각하여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도 추진되어야 한다. 이제라도 통합교단의 임원회에서라도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는 일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한국교회연합운동의 기수로서의 사명을 감당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군선교 뿐 아니라 전도와 선교의 영역은 개교회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소속 군목만 돕는 일은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군목을 따라 지원이 되다가 끊기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특별히 군선교연합회 사역은 타종단에 대응 차원에서라도 기독교의 하나된 모습을 보여야 함으로 총회의 본 안건은 폐기 또는 수정되어야 한다. ‘교회(총회)도 잘못 결정할 수 있다’는 마틴 루터의 95개조 항의문이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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