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 가르치실 때 대제사장과 장로들이 “네가 무슨 권세로 이런 일을 하느냐 또 누가 이 권세를 주었느냐”고 힐문했다. 오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권세로 살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 연초에 곰의 발바닥을 푹 과먹었더니 한 해 동안 그 힘으로 산다는 이가 있다. 젊은 시절 운동으로 단련된 근력으로 산다는 이도 있다. 사돈의 8촌이 도와줘서 그 힘으로 산다고 하는 이도 있다. 돈의 힘, 지식의 힘, 권력, 군대의 힘으로 개인과 가정과 국가가 안녕을 보장받고 지탱해 간다는 생각을 가진 이도 있다. 이 세상은 전쟁터와 같아서 힘의 대결(power struggle)을 통해 더 강한 힘을 가진 이가 더 작은 힘을 가진 이를 짓누르고 승리자가 된다. 그러나 초대교회는 세상의 힘에 의한 심한 핍박을 받았으나 오히려 더 왕성하게 부흥했다. 도대체 교회는 무슨 힘을 가졌기에 환난과 핍박도 교회를 죽이지 못했을까?
헤롯의 권세
초대교회 시대에 이방인들이 구원을 받으려면 먼저 유대교에 입문하고 할례를 받고 유대교 전통을 답습토록 했다. 그러나 집사 스데반은 산헤드린에서 유대인들을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자며 항상 성령을 거스리고 의인을 잡아 죽인 살인자요 천사가 전한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않은 자로 맹공을 가했다. 그 결과 스데반은 순교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은 계속 확장되고 널리 퍼져나갔다. 초대교회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까지 살해되었다. 헤롯 아그립바 1세는 유대인의 환심을 사려고 기독교를 박해하고 야고보를 잡아 죽였다. 유대인들이 이 일을 기뻐하자 그는 베드로까지 체포하고 죽이려 했다. 헤롯의 불의한 권세는 미친 사람 손에 들려진 칼과 같아 그 결과가 엄청났다. 유대인 600만 명을 가스 챔버에 넣어 살해한 아돌프 히틀러, 3,000만 명의 생명을 직·간접으로 희생시킨 구소련의 스탈린, 자기 백성 300만 명을 아사시킨 북한의 김정일 같은 이들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자기 욕심과 목적을 위해 오용하거나 남용한 이들이다. 이들은 정의가 힘이라 믿는 것이 아니라 힘이 정의라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권세는 하나님에 의해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된다.
신앙의 힘
사도 베드로는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고 가르쳤다. 헤롯의 칼에 죽임 받기 전날 밤 그는 두 군인 틈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깊은 잠이 들었다. 모든 염려를 주께 맡긴 베드로는 죽고 사는 것이나 원수들이 두렵지 않았다. 잠자는 베드로의 옆구리를 천사가 쳐 깨워 쇠사슬을 풀어주고 따라오라 하매 옥문이 저절로 열려 그를 한 거리로 끌어내고 천사는 떠났다. 베드로는 비로소 주께서 하신 줄 알았다고 했다. 자연세계에서 초자연적 능력을 믿는 신앙의 힘은 실로 막강하다. 같은 박해와 환란 속에서 야고보는 순교자가 되었고 베드로는 투옥되었다가 자유인이 되었다. 베드로가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라 설명해서는 안된다. 사도행전 12장 이후에는 베드로의 이름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어떤 이는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어떤 이는 살아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사나 죽으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교회에 유익을 주는 신앙의 힘이 우리에게도 있어야 한다.
기도의 힘
베드로가 옥에 갇혔고 그를 위해 교회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돈 뭉치를 싸들고 권력자를 찾아다녀야할 법한데 그런 돈도 없고 설사 있다 해도 구차하게 그런 짓은 하지 않았다. 성도들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 기도했다.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열렬히 같은 제목으로 기도했다. 기도의 힘은 과연 위력적이였다. 베드로가 마가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찾아 온 것이다. 그들은 기도했지만 믿지를 못하고 로데의 보고에 미쳤다 했다. 아니면 그의 천사가 온 것일 것이라 했다. 우리의 작은 기도소리를 우리 하나님은 무시하거나 못들은 체 하지 않으신다. 오늘도 우리는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힘과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기도의 무기를 갖고 살 수 있는 성도가 되자.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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