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라 말씀을 올려야 할지
언어라는 것은
오히려
막막함만 더하여 줄 뿐
마음이나 생각의
어느 끝 한 줄도
옮겨오지 못합니다.
그저
무화과 잎사귀 같은
올 풀려나가는
천 쪼가리를 두르고
시리고 허전한
삶을 기대어 앉았던
서울교회
언제나 앞에 계시던 목사님
구름 기둥으로
불 기둥으로
바라보며 따라가며
풀리던 실오라기도
몸에 맞게 매듭 묶어져
매무새 가다듬고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지나간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고이며
채워지는 것이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먹을 것과 입을 것과
걸어갈 힘과 방향을 전하신
목사님의 사역은
우리에게
사도 바울의 그것처럼
끝날
복되도다 하실 분
앞에 서기까지
꺼내 먹으며 갈 양식입니다.
안식과 환희의 땅으로
이사가신 소식을
가슴으로 받으며
전하지 못한 한 말씀을
꼭 편지로라도
올리고 싶습니다.
지상에서의 삶이
목사님과 더불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