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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2
이종윤 목사님,당신이 그립습니다



낮이나 밤이나



 인생의 길에는 낮과 밤이 있습니다. 낮이 장구하지 않은 것처럼 밤도 영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낮의 오만과 밤의 비탄을 둘 다 삼가야 합니다. 모름지기 낮에는 밤을 생각하고 밤에는 새벽을 내다보는 슬기 있는 성도가 되시기 바랍니다.
지난 70평생을 돌이켜 보니 내 인생도 파란만장의 세월이라 하겠습니다. 국가적으로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나 광복과 대한민국 건 국 그리고 6.25 한국전쟁과 4.19, 5.16을 거쳐 원조 받는 나라가 원조하는 나라가 되기까지 심한 혁명적 변화가 있던 격동기에 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수렁에 빠졌던 일도 있었고 산의 정상에서 환호성을 칠 수 있었던 흑백이 교차되면서 심한 굴곡의 생애를 돌이켜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난날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생을 살 수 있다면 지나온 그 길대로 살 수 있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낮을 지으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밤을 지으신 분도 우리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시 74:16).
 인생의 길에는 낮과 밤이 모두 유익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지난 20여 년은 가혹하리만큼 아픔도 있었지만 그에 반비례하여 가장 찬란한 금자탑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 다. 무엇보다도 주님의 몸 되신 서울교회를 여러분과 함께 섬길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두터운 벽 앞에 앉아 부엉이 의 울음소리를 내며 엉엉 울던 때도 있었고 가슴에 피를 말리면서 짜낸 설교를 토해내었지만 미숙한 지진아처럼 변화 없던 이가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순간에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고 그 감격과 감사는 무엇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환희였습니다. 가장 사랑하고 가장 협력 해 주어야 할 분이 자리만 차지하고 협조적 방해꾼 노릇을 할 때 무력감 때문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기대하지 않던 무명의 성도가 진정한 헌신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들이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 루게 한 동력이 되었던 것을 미련한 종은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윗이 시므이의 저주를 감수했듯이, 바울은 질병도 은혜의 가시로 알고 참고 견디었듯이 그것이 단 것이든 쓴 것이든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인 최상의 메뉴로 알고 감사로 받아야 했습니다.
 인생의 길에 아침이 되는 것과 저녁이 되는 것을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창조의 날에도 낮과 밤은 있었습니다. 낮과 밤이 우리 위해 있듯이 형통과 곤고는 둘 다 은혜로운 선물로 알고 즐거워해야 합니다. 못 다한 충성과 마치지 못한 사랑을 아쉬워하고 나의 미숙함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섭섭하게 해드렸던 것들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면서 그 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채워 주실 줄 믿고 나는 감사하면서 여한이 없이 물러가겠습니다.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 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2)


* 이 글은 2010년 12월 26일 주일, 고 이종윤 원로목사님께서 은퇴하시면서 순례자에 고별사로 기고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