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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김장하는 날!
어린 시절, 11월이 되면 어머니는 일찌감치 김장을 준비하셨다. 따가운 가을 햇살에 잘 말린 고추를 깨끗이 닦아 방앗간에서 빻아 놓으시고 맛난 젓갈을 여러 종류 사 오셨다. 속이 꽉 찬 배추와 무, 청각, 갓 등을 들이시면 그해의 김장이 시작되었다. 11월 변덕스러운 날씨에 바람 불고 어느 해에는 이른 눈도 날렸지만 배추를 쪼개고 소금에 절이시고 뒤집으시는 행동은 멈추시지 않으셨다. 동시에 집안에서 할머니께서는 젓갈을 끓여 체에 거르시고 어마어마한 양의 무채를 치시며 양념을 준비하셨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전날 절인 배추를 씻어 물을 빼시고 잘 절여져서 노글노글해진 노란 배춧잎을 켜켜이 들추시며 속을 넣으셨다. 때로 작고 노란 속잎을 뚝 떼어 굴을 싸서 옆에서 걸리적거리던 우리 형제들 입에 하나씩 넣어주시곤 하셨다.
아버지는 밖에서 장독을 깨끗이 씻고 정원 한 귀퉁이 땅을 깊이 파서 어린 시절 내 키보다 더 큰 장독들을 묻으시고는 자잘한 하얀 자갈로 장독 입구 주변을 덮으셨다. 겨우내 김장 독 안에 흙이 들어가지 말라시면서... 김장을 마치고 겨우내 쓸 연탄 한트럭을 들이면 그 해 겨울나기 준비는 끝난다. 김장 끝나니 폭설이 내려도 겁 안 난 다시던 어머니.
우리 교회 권사회(회장 허숙 권사)가 주축이 되어 교회 김장을 25일(월) 26일(화) 양일간 진행한다. 오정수 장로님께서 요즘 '금추'로 불리는 배추 350포기를 기증하신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힘들다, 어렵다라는 불평 한마디를 안 하시고 "예"하며 순종하셨다.
교회 설립 초기 논현동 시절 고 이옥녀 권사님, 고 백영희 권사님 등 우리 믿음의 어머님들께서도 엄청난 양의 김장을 직접 담그시면서 교회 발전에 힘을 보태셨었다. 그 믿음의 계대를 이어 작년에도 교회가 어려워지자 절인 배추 400포기를 구입하여 직접 김장을 하시기도 하셨다.
몸이 고생하고 힘들 줄 아시지만 어려운 교회 형편을 위해 좋은 배추로 깨끗하게 김장해서 헌금도 아끼고 좋은 김치로 성도들을 먹이고 싶으신 권사님의 마음이 곧 자녀를 사랑하셔서 더 좋은 것을 먹이고자 하셨던 어머니의 마음이 아니실까?

유은경 집사(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