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총회,교회협,한기총
주기도문ㆍ사도신경
새번역 특별위원장
한번 휘어진 가지를 바르게 잡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이미 암송하고 익히 알고 있는 것을 틀린 줄 알면서도 고치려하지 않는다. 더욱이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와 사도신경은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주 사용하는 것이므로 새 번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해 왔다.
우리 교단은 지난 제87회 총회에서 이 어렵고 힘든 작업을 착수하도록 전격 결의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구를 촉진시켰다.
헬라어와 라틴어에 능통한 나채운, 박수암, 성종현, 이형기, 이수영, 현요한, 이종윤 그리고 국어학자인 홍사만교수와 총회 교육부의 최기준목사가 전문위원으로 위촉되고 이들은 헬라어 72개 단어로 구성된 짧은 기도문과 열두줄밖에 안되는 사도신경을 심도있게 연구하고 논문을 각각 발표함으로 번역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우리는 번역의 원칙을 세워 그 원칙에 따라 자구와 문장을 검토하고 만장일치의 의견 도출을 위해 열두차례 모임에서 토의를 거듭했다. 2003년 3월 17일에는 공청회까지 열어 각계 각층의 의견을 개진했을 때 번역상 문제는 거의 환영 일색이었으나 타교단과 행보를 함께 해야한다는 주문이 있어 대한성서공회와 한국 찬송가공회 가맹교단 대표 및 신학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재번역 위원회는 88회 총회에 이를 보고하였다. 총회 역시 한국교회가 통일된 주기도문ㆍ사도신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힘쓰기로 하고 위원회 활동을 계속 하도록 결의했다. 이에 즉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우리 교단이 새로 번역한 새 번역안을 검토해 수용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두 연합기관에서는 각각 새 번역 특별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대에 맞는 새 번역을 확정하기로 했다.
한기총은 60여개 회원 교단에서 각 교단별로 2인의 전문위원을 파송해 주었고 교회협의회는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8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어 교단별로 4인씩 전문위원을 구성하고 이를 해당 교단에게 파송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 전문위원은 헬라어나 라틴어 그리고 국어학에 능통한 전문성이 있는 학자나 목회자로 천거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우리 교단이 제시한 새 번역안을 초안으로 다시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였고 한국 기독교 1백20년만에 2004년 12월 3일, 마침내 한기총과 교회협의회는 바르고 시대에 맞는 같은 안을 만드는 일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한기총 실행위원회는 보고대로 받아 즉시 소속 교단 총회로 통보했으나 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가 특별위원회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여성위원의 이의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는 원안대로 받되, 특위측이 여성들의 의견을 듣고 그 결과를 통보해 주면 실행위원회는 다시 거치지 않고 각 회원 교단에 통보키로 했다. 교회협의회 여성위원들의 주문은 대략 두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62인 번역에 참여한 이들 중에 여성이 없다는 것과 둘째 주기도문의 둘째, 셋째, 넷째줄의 당신의 이름, 나라, 뜻을 아버지의 이름, 나라, 뜻으로 번역한 것은 가부장적 발상에서 나온 번역이므로 양성평등 차원에서 이를 철회하고 원문대로 당신으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본 특위는 구성 절차에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원회 구성시 여성이나 청년이나 어느 특정인을 배제하려 한 적이 없고 전문인을 요구했으며 각 총회가 파송한 위원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과 첫 번째 회합에서는 주로 의견을 청취하고 가부장적 발상과는 전혀 상관이 없음을 주지시켰다. 두번째 만났을 때엔 여자교수 2인을 포함한 국어학자 5인과 신학자 2인의 연구 결과물을 제시하였다. 우리말 어법에 2인칭 인칭대명사 '당신'은 존칭어가 아니므로 하나님께 사용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그때 동석한 여성대표 3인 모두가 하나님을 당신으로 호칭하자는 주장은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확인했다.
본 특위가 제시한 '당신' 대신 '아버지'로 번역한 부분은 첫 줄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호격이 있으므로 정확한 번역을 위하여 인칭대명사 '당신'을 본명사 '아버지'로 바꾸어 쓴 것이다. 이와 같은 실례는 성경 번역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또한 아버지는 성(性)의 차원을 넘어서 창조주 하나님이시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듭난 자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말이다. 그것을 우리 주님이 세번 반복하신 것은 헬라어 문법에서 중복은 강세용법이므로 이토록 지극히 강조하신 아버지를 생략하는 것은 주기도문의 정신을 희석시키는 것이 된다. 감사하게도 우리 총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교회협의회 일부 여성들의 의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본 위원회안을 처음부터 지지해 주었다.
기독교 성결교회 총회는 주기도문ㆍ사도신경 새 번역안을 이미 수용키로 결정하였거니와 바야흐로 우리 총회는 1백20년간 잘못 사용된 것을 바로잡고 한국교회를 바르게 이끌 사명을 안고 있다.
주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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