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소개
서울교회 소개
서울교회의 철학
서울교회가 있기까지
주요활동
교회 오시는 길
교역자/장로
원로목사 소개
담임목사(안식중)
교역자 소개
장로 소개
선교사 소개
예배 안내
예배 및 집회시간 안내
교회 소식
교회행사/소식
모임/교인소식
순례자
언론에 비친 서울교회
주간기도
서울교회 사태
Home > 서울교회는 > 교회소식 > 언론에 비친 서울교회
2011-10-08
<순례자12> 내 니이까?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는 주님의 말씀은 제자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말씀이었다. 주님께서 비명에 죽게 되시리라니 그렇고, 주님으로 그런 죽음을 죽으시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자기들 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니 더욱 그러했다.

주님은 그의 최후의 밤에도 제자들과 만찬을 함께 하시며 특히 떡을 떼어 축사하시고 나누어 먹이기까지 하셨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신 것이다. 그러하거늘 바로 그 자기 사람들 중에 배신자가 생겼다는 사실은 주님의 가슴을 점점이 도려내는 일이었다. 그날 이후 수천 년을 내려오는 동안 주님이 바깥 사람들 보다 자기 사람들 때문에 더 많이 욕을 받아 오셨다는 것은 얼마나 부끄러워 해야 할 교회의 죄악인가.

열두 제자는 차례로 물었다고 한다. ‘주여, 내 니이까?’ 저마다 자신의 결백을 천명해 보이고 싶고 또 인정받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설령 ‘오냐’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하자. 그래서 어쩌겠다는 것이냐 말이다. 그가 누구이든 간에 배신자가 열둘 중에 끼어 있는 것만은 사실인데 그것이 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안도의 숨을 내쉰다면 이것은 또 한 번 주님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일이 된다.

오늘 우리 사회를 이토록 병들게 한 것은 내가 아니고, 한국교회를 혼란케 만든 것은 내 교파가 아니며, 주님의 이름을 욕되게 한 것은 내 교인이 아니라고 안연해 하는 것 같다. 어물전 망신을 시키는 꼴뚜기들이 우글거리는 판국에 그것이 내 책임이 아니라고 해서 나만 의인이 될 수 있겠는가. 나는 아니라 할찌라도 우리 중에 가롯 유다가 끼어 있는 한 아무도 우쭐거릴 수 없다.

가롯 유다의 경우는 더욱 한심하다. 다른 사람들이야 자신의 결백을 보증 받고 싶었겠지만 그는 대체 무슨 뱃심으로 ‘내 니이까’라고 물었을까. 침묵을 지키자니 동지들의 눈총이 따갑고 변명을 하자니 양심에 찔림을 느꼈을 터이니 그의 난처함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네가 말했느니라’란 말씀을 듣고도 통회가 없었다니 과연 나지 않았던 편이 도리어 나았을 인간이다. ‘내 니이까’ 대신에 ‘주여, 나입니다’라고 엎드렸다면 역사는 바뀌었을 것을 가석하고 한심한 일이다. 아무리 감추어 보려 해도 결국은 창자까지 쏟아 놓고야 말 인간이거늘 우리는 언제까지나 ‘내 니이까’로 시치미를 떼야 하는가.

치욕과 멸시, 천대와 버림을 받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의 현실을 앞에 놓고 서로가 발뺌만 할 생각은 말자. 우리들 모두가 함께 주님의 발 아래 엎드려 통회하는 심정으로 고백하자. ‘주여, 당신을 판 자는 나입니다.’, ‘당신의 몸 된 교회를 찢고 아프게 한 장본인이 이놈입니다.’, ‘주여 성만찬의 자리에서까지 가증된 행위는 할 수는 없나이다.’, ‘주여, 정직한 영을 주사 진리 편에만 서게 하소서.’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서울장신대석좌교수ㆍ서울교회 원로>

한국장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