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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7
<순례자7> 오랜 제자

오래된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듯 반드시 나쁜 것만도 아니다. 교회 안에는 새 제자들이 증가되어야 하듯 오랜 제자의 공헌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오랜 제자의 연단 받은 신앙은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나누어 준다. 금도 연단을 거듭해야 순금이 되듯 신앙도 연단을 받은 신앙이라야 본받고 따를만하다. 그래서 처음 믿는 사람이 열심이 있다고 직분자 삼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산전수전 다 겪고 쓴맛 단맛 다 보아가며 오랫동안 갈고 닦인 연단 받은 신앙은 많은 사람의 사표가 될 수 있다.

오랜 제자의 지조있는 생활은 후학들에게 큰 감동을 준다. 싹은 텄지만 이어 시들고 마는 돌짝밭의 교인과 꽤 버티어 보지만 종내 질식당하고 마는 가시떨기의 구도자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얻은 믿음이지만 환난과 핍박과 고난 앞에서 짓밟혀 머리를 숙인 길가밭의 명색만 가진 유명론자들 틈바구니에서 시종여일 꿋꿋하게 지조를 지키며 내려오는 오랜 제자는 보는 이들로 큰 교훈을 받게 한다.

박해가 심하거나 배신자가 득실거리는 곳에서는 오랜 제자가 더욱 그립다. 모세가 없으면 죽을 줄 알고 모세를 존경하고 따르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하나님과 면대하고 있는 동안 그들 눈에 보이지 않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대신 눈에 보이는 금송아지를 만들어 예배케 해달라고 아우성 친 백성들의 모습은 인간의 죄성과 나약함의 실체를 보여준 비극이었다. 그때도 오랜 제자 아론이 중심을 잡고 바른 길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았고 약속의 땅으로 행군은 점점 멀어져 갔다.

오랜 제자의 풍부한 경험은 새 제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경험주의 철학자 데이빗 흄(David Hume)은 경험에서만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까지 한다. 경험이 선생이라는 말도 있다. 해와 달이 바뀌는 동안에 하나씩 둘씩 쌓여지는 것이 경험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지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도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죽으러 가는 길에 경험 많은 오랜 제자 나손을 데리고 갔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지혜와 지조도 있고 연단 받은 제자가 동행할 것을 원한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그의 집에 유하기 위해서다. 남에게 폐 끼치기를 싫어하는 바울은 오랜 제자에게만은 예외였다. 그만큼 신임하고 가까운 처지가 되었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 교회 안에서 이에 대한 서글픈 현상들을 본다. 그 하나는 오랜 제자들이 무시당하고 소외되고 있는 일이다. 르호보암왕이 경험 많은 오랜 대신들의 충고를 무시했기 때문에 열 지파를 잃어 버린 사례를 우리는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새 제자의 의견이 참신하고 박력있어 좋고 오랜 제자의 의견은 지혜롭고 원숙해서 좋은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부이지만 오랜 제자의 탈선 행위다. 교회 안에서 가시 노릇하고 반질반질 맴돌이 노릇하는 자들이 이들이고 전통과 선례를 고집하고 교역자를 괴롭히는 자들의 대부분이 이들이라는 것이다. 새 제자에게 목사가 쫓겨났다는 말은 별로 듣지 못했다. 오랜 경륜으로 새 제자의 사표가 되어야 할 분들이 도리어 38년된 베데스다의 만성 의욕 상실증에 걸린 병자처럼 교회 안에서 썩은 냄새만 풍겨서는 안된다. 오랜 제자는 항상 새 제자의 본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오랜 화근이 되기 쉽다. 주여, 구브로사람 나손같은 오랜 제자가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하옵니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서울장신대석좌교수ㆍ서울교회 원로>

한국장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