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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6
<순례자3> 지붕 위에 난 풀

높은 자리나 탐하고 남의 눈에 띄어 나타나기를 좋아하며 스스로 잘난 체 하는 사람은 마치 지붕 위에 난 풀과 같아서 보기에 어설프다. 모든 것은 제자리가 있고 알맞아야 어울린다. 분수를 모르고 남을 제치기 위해서 있는 말 없는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내면서 함부로 덤비는 모습은 지붕 위에 난 풀처럼 보기에 괴롭고 받을 심판을 생각하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풀이라고 해서 다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축을 위한 목초나 사람을 위한 식용도 있고 농사를 위한 퇴비도 있다. 그러나 지붕 위의 풀은 퇴비나 사료, 심지어 땔감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고 관상에 해롭고 건물 유지에도 유해할 뿐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위해서나 사람을 위해서 쓸모없는 이가 되거나 해로운 존재가 된다면 불행한 일이다.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자기 자리가 있다. 머리카락은 머리 위에 붙어 있을 때 제 값이 있다. 그것이 맹장 속에 자리를 잡으면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된다. 제자리를 이탈하고 남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들 때문에 우리 사회나 교회가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든 만물은 하나님이 주신 분량따라 제자리를 찾아 수고의 땀을 각자 흘려야 한다.

풍부한 지식과 지략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좀 부족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거짓없는 정직과 자신의 그릇을 아는 사람이 그립다. 조화와 질서가 있는 세상이 창조주에 의해 주어졌지만 인간의 교만과 불신앙으로 피조물들이 제자리를 상실한 때부터 역사는 혼돈에 빠지게 되었다.

앉을 자리 설 자리를 분별하여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야 남의 짐도 져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사기에 나오는 요담의 우화 한토막이 생각난다. 하루는 나무들이 모여 회의하여 감람나무에게 우리 왕이 되라 했다. 감람나무는 나의 기름은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나니 내가 어찌 그것을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요동하리요 하면서 거절했다.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도 같은 제안을 받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이 주신 귀한 사명을 버리고 나무들 위에 요동할 수 없다 했다. 자기 분수를 아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가시나무는 나를 왕으로 삼으려면 내 그늘 아래 피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불이 가시나무에서 나와 레바논의 백향목을 사르겠다 했다. 제자리를 벗어난 악하고 준비되지 않은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운 세겜 사람들에게 주신 경고의 말씀이다.

뿌리가 깊지 못하고 그 양도 얼마되지 못하며 제자리도 찾지 못한 지붕 위의 풀보다는 어둠을 밝히는 등잔의 기름을 짜내는 모퉁이의 감람나무가 되게 하소서 해야 한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서울장신대석좌교수ㆍ서울교회 원로>

한국장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