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F. 웰교수는 ‘진리가 설 자리가 없다’ ‘황무지에 계신 하나님’이라는 두 권의 책을 썼다. 그 책에서 현대교회 문제는 부적절한 목회기술이나 불충분한 교회조직 그리고 낡은 음악문제가 아니고 교회의 주인되시는 하나님을 중요하지 않은 자리에서 쉬고 계시게 하고, 하나님의 진리는 우리에게서 너무 멀리 있고, 그의 은혜는 싸구려 취급을 받고, 그의 심판은 지나칠 만큼 자애롭게 여기고, 그의 복음은 상대하기에 너무 쉽고, 그리스도는 너무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변질된 것이 문제라고 분석한다. 중세 종교개혁자들이 성경을 발견하고 성경의 권위를 높인 것이 개혁의 발화점이 된 것처럼 우리는 잃어버린 성경의 진리를 다시 찾아 오늘의 교회를 새롭게 개혁해야 한다. 신구약 성경에서 크게 강조된 하나님의 주권사상이 오늘 우리 교회에서 다시 세워져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존재하는 것 중 가장 위대하시고 모든 실존의 근본이며 따라서 하나님의 주권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다른 속성들도 중요하다. 그러나 만일 하나님이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시는 주권이 없는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은 더 이상 우리의 하나님은 아니시다.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기 위해 하나님은 전지, 전능하시고 자존하시며 절대 자유하신 분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주권사상은 단순한 철학적 교리가 아니고 실제적 가치가 있다. 모든 다른 교리에 의미를 주는 교리다. 기독교 신학의 기본사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입으로는 말하나 전혀 인정치 않으려 한다. 세상만사는 인간의 결정과 판단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지 하나님의 주권으로 다스려지는 것으로 믿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보다 자기중심적이고 세상적 방법을 찾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의 표출된 제반문제들도 결국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도전이요 반항의 산물이다. 새로운 종교개혁은 하나님의 주권을 바로 세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거룩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강조하듯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강조한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라는 주님 가르쳐 주신 기도만 이루어지도록 힘쓰면 한국교회의 더럽혀진 치부들과 오명은 깨끗이 지워질 것이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해드리려는 한국교회로 거듭나는 제2의 개혁운동이 우리 안에서 일어나야 할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지혜를 선포해야 한다. 전지하신 하나님이 아니라면 하나님은 지혜로운 하나님이 될 수 없다. 하나님의 지혜는 완전하고 전체적인 지식보다 더한 것이다. 하나님의 의와 사랑을 십자가에서 한번에 이루시어 우리를 의롭다 하신 칭의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를 믿고 선포하는 것이 하나님의 교회다. 성화에서도 하나님의 지혜가 나타났다. 인간의 수양과 교양으로 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에 의해 그리스도 예수를 점차 닮아가는 성화의 단계에 이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해야 한다. 역사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를 감사해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 능력으로 역사를 붙잡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경영 또는 경륜에 순종해야 한다.
오늘의 교회는 초대교회처럼 하나님께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예배개혁을 해야 한다. 인간 중심으로 사람을 즐겁게 편하게 하기 위한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하나님을 위한 예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생활개혁이 필요하다. 불신자와 신자의 구별이 안되는 현대사회에서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 우상을 만드는 세상사람과 달리 살아도 죽어도 주를 위하여 라는 성경적 인생관을 갖고 사는 성도의 삶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구원받은 성도에게는 하나님께만 영광이라는 말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고 가장 행복한 피할 수 없는 매우 간결한 참된 고백이 될 것이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서울장신대석좌교수ㆍ서울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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