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날!
숨겨졌던 하나님의 비밀이 이 세상에 나타난 날이 즐겁기도 하지만 사실 이날은 무서운 날이었습니다. 어둠으로 인해 온갖 불안, 근심, 회의, 고독, 고통에 짓눌렸던 백성에게 갑자기 햇빛보다 더 찬란한 빛이 비춰왔기 때문입니다. 주의 영광이 빛으로 나타났을 때 심판이 다가옴을 알고 죄책감에 빠진 사람들은 더욱 무서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의 사자가 나타나 “무서워 말라”고 베들레헴의 목자들에게 명하였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차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예수님은 이런 사람들의 냉혹한 운명을 바꾸시고 구속의 역사를 이루어 놓으시려고 어두운 세상에 빛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한 구세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
우리 주님은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으로 우리를 찾아주십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고통당하는 이들의 친구로 멸시와 푸대접을 받으시며 존재의 심연 속으로 찾아오십니다. 모든 사람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잃어버린 자들과 억눌림을 받아 용기와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평화와 소망으로 찾아주십니다. 그는 우리들 가운데 오셔서 슬퍼서 일그러진 사람들의 얼굴을 펴 주시고 눈물로 얼룩져 비통해하는 자에게 웃음을 채워주십니다. 천한 자, 괴로워하는 자, 무거운 짐진 자, 인간적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그 지위를 높여주시고 참된 평화를 주십니다.
이 평화는 일시적이고 상대적 평화가 아니고 영원하고 절대적인 평화입니다. 하늘 시민이 누릴 거룩한 평화며 주님이 주시는 평화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참된 평화입니다. 그리고 약속받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고차원의 평화입니다.
우리의 삶의 세계는 이 땅에 오신 그 아기가 존재할 때만 가능합니다. 어린 아기 예수는 오늘도 우리 곁에 오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일으키신 은혜와 진리의 사건입니다. 이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경건하게 경배하면 그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가 주시는 참된 평화를 맛보게 될 것입니다.
성탄절에 이 놀라운 소식을 받은 서울교회의 모든 권속 위에, 북녘땅에서 애소하고 있는 주님의 택하신 백성들에게 주님의 평화가 영원토록 임하기를 기원합니다.
원로목사 이 종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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